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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하면 발기부전이 된다?

입력 2015.12.28 10:26
  • 조현섭·트루맨남성의원 전문의

종종 ‘포경수술을 안 하면 발기부전이 될 수 있는지’, 반대로 ‘포경수술을 하면 발기부전이 되는지’ 묻는 분들이 있다. 남성이라면 아무래도 이에 대해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과연 포경수술과 발기부전은 인과관계가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포경수술과 발기부전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발기부전은 육체적이거나 정신적 요인에 의해 발기가 이뤄지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정상적인 성관계가 가능할 만큼 유지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편 포경은 잉여 포피가 귀두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감추고 있어 귀두가 노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남성남성

어느 쪽이든 남성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콤플렉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원인이나 증상, 그 외 다른 부분들에서는 공통 부분이 없다. 따라서 포경수술을 했다고 해서, 또는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발기부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으며, 발기부전이 나타났다고 해서 무조건 '포경수술을 했기 때문'이라든지 '포경수술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연관 지어 생각할 필요성은 적다.

하지만 때때로 간접적인 관련성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 중 가성포경(발기 시 자연스럽게 귀두가 드러나는 형태)이라면 성교 시 딱히 불편한 것이 없고, 남성으로서의 자신감에 특정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드물기에 별문제가 없다.

한편 진성포경(발기해도 귀두가 드러나지 않는 형태) 또는 감돈포경(포피가 젖혀진 후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형태)인 경우에는 성교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샤워 시 안쪽을 깨끗하게 씻어내기가 어려워 냄새가 나는 등 상대 여성에게도 어느 정도 혐오감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자신감 상실이나 성 상대자가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서, 포경수술을 안 한 남성은 성관계 자체에 대한 모티베이션이 저하할 수 있다. 또한, 진성포경이나 감돈포경에 따른 성교 시 외상(外傷) 경험에 의해 성관계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정신적 부담이 강하게 작용하면 심인성 발기부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포경수술을 한 경우에는 어떨까? 포경수술이 정상적으로 된 경우라면 크게 관계없지만, 포피가 과잉 절제되어 추후 부작용으로 발기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정신적·심리적으로 발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발기=아픈 것”으로 인식하게 되면 무의식중에 발기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기제가 발생하여 심인성 발기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포경수술과 발기부전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단정 지어 말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글 = 트루맨남성의원 강남점 조현섭 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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