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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들의 적 산후풍, 왜 생길까?

입력 2016.03.18 13:32
  • 정선영·HiDoc 한의사

산후풍은 출산 후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얻은 각종 증상을 총칭하는 것으로 관절질환 및 근육통과 다양한 자율신경장애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또한, 산후풍에서 발생하는 관절과 근육의 통증 양상은 쑤시다, 시리다, 저리다, 시큰거린다, 찬바람이 든다 등으로 매우 주관적이고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산후풍은 뚜렷한 원인과 진단 방법이 없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증상들을 호소하기 때문에 엄살이나 꾀병으로 취급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산모는 더욱 답답하고 고통스럽습니다.

▲ 산후풍, 왜 생길까?

소파에 누워 있는 여자소파에 누워 있는 여자

임신 중 황체 및 태반에서 분비되는 릴랙신(relaxin) 호르몬은 온몸의 기관과 관절 및 인대의 결합조직을 느슨하게 하여 출산 시 골반 확장이 쉽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전신의 다른 관절의 가동성도 증가하기 때문에 출산 전후 시기의 관절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산모는 출산으로 인해 기혈이 소진되어있어 느슨해진 사지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자양하지 못하고 이러한 상태에서 임신으로 인해 증가한 체중 또는 아이를 들고 안는 등의 활동은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또한, 전신의 회복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육아에 대한 부담감 및 가사노동으로 인한 피로 및 스트레스는 산후풍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 허약해진 몸을 다스리는 한방치료 방법은?

산모의 몸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급격한 내분비 변화를 겪게 되고 출산 과정에서의 실혈 등으로 인해 기혈이 극도로 허약해진 상태입니다. 게다가 산후에는 어혈이 정체되기 쉬워 전신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복이 더디게 되며, 이러한 몸 상태를 틈타 ‘풍(風)’, ‘한(寒)’, ‘습(濕)’’ 등의 외부의 기운이 침범하면 산후풍이 발생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산후풍이 발생하게 되는 주된 요인에 따라 혈허, 혈어, 외감, 신허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혈허’는 출산 시나 산후에 실혈이 과다하거나 평소 혈이 부족하였는데 출산 과정을 겪으면서 더욱 심해진 경우이고, ‘혈어’는 산후에 생긴 어혈로 경맥이 저체된 경우, ‘외감’은 산후 기혈이 허한 상태에서 풍한습의 외부 기운이 침범한 경우, ‘신허’는 신장 및 비뇨생식기계통의 기능이 약한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여기에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증상이 같이 나타나고 있는지와 산후의 허약 상황 및 모유 수유 등을 고려하여 치료합니다.

한방에서는 산후풍의 치료는 몸의 기혈을 보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어혈을 제거함으로써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와 함께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처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산후풍 예방,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

산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입니다. 관절에 무리가 가는 일은 하지 않고 산후풍을 유발하는 요인인 찬바람이나 찬물은 멀리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나친 장기 안정은 오히려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벼운 걷기부터 단계적으로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은 영양가가 높고 소화하기 쉬운 음식으로 섭취하며, 특별히 자극적인 음식이 아니면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좋습니다.

<글 = 인애한의원 인천점 정선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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