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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막을 수 있는 치매, 뇌졸중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입력 2016.04.14 14:57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의 원인질환인 ‘혈관성 치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으로 조직이 손상되어, 정상적인 뇌 기능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생기는 질환으로 인지 기능의 저하가 기억력뿐만 아니라 계산력이나 판단력, 일상생활 수행 능력 등에 영향을 주어, 사회생활이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 혈관성 치매 증상, 주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

지팡이를 짚고 걷고 있는 노인지팡이를 짚고 걷고 있는 노인

혈관성 치매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비하여 걸음걸이가 더 불편하고, 말이 어눌하며, 몸의 한쪽에만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 생기는 위치나 크기에 따라, 같은 위치라도 사람에 따라서도 증상이 다르다. 주로 뇌혈관 질환 후 갑자기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 속의 작은 혈관들이 조금씩 막히면, 뇌졸중의 증상을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치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므로, 알츠하이머병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 뇌졸중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팔다리 및 얼굴 부위의 감각 이상 또는 마비 현상으로, 뇌졸중이 생기는 반대편에 생긴다.

- 언어 장애는 왼쪽 뇌의 손상으로 나타나는데, 오른손잡이는 95% 정도, 왼손잡이는 50% 정도 나타난다. 손상 부위에 따라 말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글을 읽지 못한다.

- 뇌졸중이 소뇌나 뇌간 부위에 생기면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고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여,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낀다. 심하면 토하기도 한다.

- 뇌졸중이 반복되면 몸의 운동을 조절하는 기저핵이 손상되어, 걸음걸이나 행동이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 발음 장애나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이 떨어지고, 안면 마비가 생긴다.

- 사물이 잘 보이지 않으며, 방향 감각을 잃어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 뇌출혈의 경우 두통이 잘 나타나는데, 특히 지주막하 출혈은 갑자기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을 느낀다. 대부분 과거에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에게 생긴다.

사진을 보고 있는 노인사진을 보고 있는 노인

△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특징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 혈관성 치매 일으키는 뇌혈관 질환 ‘뇌졸중’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눌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에는 혈전증과 색전증이 있다. 혈전증은 동맥 경화증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것이다. 색전증은 심장 등의 다른 부위에서 혈전이 생겼다가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는 것이다.

출혈성 뇌졸중에는 원발성 뇌출혈과 지주막하 출혈이 있다. 원발성 뇌출혈은 오랜 고혈압 때문에 혈관 벽이 손상된 작은 혈관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것이다. 지주막하 출혈은 선천적으로 혈관 벽의 일부가 약하여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압력을 받아 터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혈관성 치매는 주로 뇌졸중이 여러 번 재발하여, 뇌의 여러 부분이 손상된 경우(다발성 뇌경색)에 해당된다. 그러나 때로는 단 한 차례의 뇌졸중으로도 치매가 올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서서히,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라면,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기듯, 혈관 치매도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후 서서히 좋아지다가 다시 또 나빠지는 경과를 보인다.

△ 뇌경색과 뇌출혈 특징

뇌경색과 뇌출혈뇌경색과 뇌출혈

◆ 혈관성 치매, ‘뇌졸중’관리로 예방 가능

뾰족한 예방법이 없는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혈관성 치매는 중년부터 꾸준한 노력과 ‘뇌졸중’ 관리를 통해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치매로 꼽힌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요인을 미리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는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며, 혈관성 치매에 걸리더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호전시킬 수도 있다.

뇌졸중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장 질환, 과로, 스트레스 등에 주의하고, 건강한 혈관 관리를 위해 젊을 때부터 신경 써야 한다. 혈관은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뇌졸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갑자기 치매 증상이 생기면, 새로 혈관이 막힌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뇌졸중 예방수칙 10계명 (대한신경과학회)

1. 자신의 혈압을 알고, 적정한 수준(120/70)의 혈압을 유지한다.
2. 혈당을 관리한다.
3. 고지혈증을 치료한다.
4. 흡연자들은 무조건 담배를 끊는다.
5.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6.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한다.
7. 술은 남자는 하루 두 잔, 여자는 하루 한 잔 이하로 마신다.
8. 소금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9. 부정맥과 심장질환에 대한 치료를 한다.
10. 뇌졸중 증상을 숙지하고, 증상이 생기면 즉시 신경과병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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