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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조현병, 정신분열증에 대한 오해와 진실 5

입력 2016.04.20 14:40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정신질환 또한 장애의 일부분이지만 많은 정신질환자들, 특히 조현병(정신분열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다.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관해 알아보자.

얼굴을 가리고 괴로워하는 남성얼굴을 가리고 괴로워하는 남성

1. 희귀병, 불치병이다?

정신분열증은 누구라도 걸릴 수 잇는 비교적 흔한 병이다. 병을 숨기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일생 동안 어떤 병에 걸릴 가능성을 평생 유병율이라고 부르는데 정신분열증의 경우에는 이 평생 유병율이 총인구의 1%에 달한다. 즉 정신분열증은 100명중에 한명 꼴로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비교적 흔한 병이다.

정신분열증은 충분히 치료될 수 있는 병이다. 단지 다른 병에 비하여 치료기간이 평균적으로 길뿐이다. 대략 정신분열증 환자의 50% 정도가 병에서 회복되어 사회생활을 해 나간다.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정신분열증에서 회복된 환자들이 병을 앓았다는 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우리 주위에서 그들을 만나 볼 수 잇는 기회가 거의 없을 뿐이다.

2. 정신이 분열되어 사람이 달라진다?

병명 자체가 정신분열증이므로 ‘정신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자신의 평소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정신분열증 환자는 병을 앓고 있는 동안에도 자신의 평소 성격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단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생각이나 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외부의 자극을 특별하게 해석하고 느낄 뿐이다.

평소에 아주 착하던 사람이 병에 걸린 후에는 자주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아주 깔끔하던 사람이 몸치장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등의그 행동 변화는 성격이 변해서가 아니라 병 때문에 나타난 증상이다.

3. 언제나 제정신이 아니다?

증상이 심할 때만 일시적으로 혼란에 빠질 수 있으며 그 외에는 제 정신이다.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하면 보통 고함을 지르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연상하지만 실제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는 조용하며 은밀히 행동한다.

예를 들면 그럴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누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고 말하면서 남몰래 방문을 걸어 잠그고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상한 행동으로 비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4. 유전병이다?

정신분열증은 유전병이 아니다. 그러나 유전적인 경향은 분명히 있다. 유전병이란 일정한 유전법착에 따라 자손대대로 걸리는 병을 말하지만, 유전적인 경향이란 가족중의 한 명이 어떤 병을 앓을 때에 나머지 가족에게서 그 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건강한 가족보다 큰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가족 중의 한명이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암 등의 병을 앓을 경우 다른 가족이나 그 자손은 건강한 가족보다는 그 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 정신분열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암 등을 유전증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이 정신분열증 역시 유전병이라고 말할 수 없다.

5. 마음의 충격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걸린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심한 정신적 충격, 예를 들면, 성폭행을 당했거나 끔찍한 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잇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악몽에서 벗어나 완전히 회복된다. 즉 정신분열증과 비슷한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지만 정신분열증으로 완전히 진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마음의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정신분열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되지 못해도 병이 생기거나 재발하도록 만드는 간접요인이 될 수는 있다. 정신분열증에 걸리는 사람은 뇌의 이상 때문에 체질적으로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자료 = 한국뇌신경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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