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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변비 방치하면 만성 변비 된다?

변기원 |변한의원
등록 2016-05-13 15:22 수정 2016-05-13 15:48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전 진료를 준비하던 중 진료실 바깥에서 대성통곡하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원은 대기실이 카페 분위기로 조성돼 있어 어린이들이 시작부터 우는 일은 별로 없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급한 환자임을 직감하고 달려나갔다.

만 4세가 될까 말까 한 남자아이가 사색이 된 얼굴로 엄마 품에 안겨 떼쓰듯 울고 있었다. 사색이 되기는 엄마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변비라고 했다. 요즘 들어 아기 변비 환자가 내원을 많이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심하게 괴로워하는 아이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힘을 주고 있는 아이

급한 대로 침을 놓고 마사지를 해서 안정을 시킨 후 진맥과 진료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미 변비 때문에 병원이나 한의원을 많이 찾아다닌 환자였다. 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데다 기능성 변비 기미까지 보였다.

아이들의 경우 변을 볼 때 항문이 찢어지면 그때의 아픈 기억 때문에 변이 나오려고 할 때 오히려 항문이 닫히는 증상을 겪기 쉽다. 이를 기능성 변비라고 한다. 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들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리는 자녀들의 경우 기능성 변비를 의심해 봐야 한다. 기능성 변비 환자는 만성 변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특히 크다.

성인 변비 환자라면 물을 많이 마시게 하거나 섬유질이 높은 채소나 과일 섭취를 늘릴 것을 주문하겠지만, 소아 변비 환자들에게는 소용없는 일이다. 아이들을 아무리 설득하고 얼러도 물이나 채소를 양껏 먹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빠르고도 실현 가능한 처방이 필요했다. 초등학생 이상이거나 중고등학생이었다면 장 내 유익균을 늘려주는 발효 한약을 처방했을 텐데 그마저도 어려웠다. 어린아이에게 한약을 먹이는 일은 채소를 먹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고민 끝에 유인균으로 발효시킨 주스를 마시게 할 것을 권했다. 변비를 해결하려면 우선 장이 건강하고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 내 균이기 때문이다. 유인균을 섭취하면 장 내 유익균 수가 늘어나 유익균과 유해균 비율이 85:15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인균 주스를 처방한 후 3일 만에 한의원으로 연락이 왔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주스를 먹이고 이틀이 지나자 아이 배에서 우글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3일째 되는 날 대변을 그야말로 왕창 봤다며 신나 했다. 아이가 변을 볼 때 힘도 들이지 않고 울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소아 변비는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며칠 이상 식욕이 없고 배가 아프다는 소리를 하거나 화장실 가기를 꺼린다면 변비를 의심해봐야 한다. 신생아임에도 굳은 변을 하루에 한 번밖에 보지 않거나 영유아가 3일에 한 번씩 굳은 변을 보는 것도 변비에 속한다. 의사 처방 없이 변비약, 정장제를 먹인다거나 직접 관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꼭 전문가를 먼저 찾아야 한다.

변비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뿐 아니라 외부 자극이나 상황 변화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우리 무의식이 장운동을 관장할 만큼 장과 뇌는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변비나 장트러블이 지속하는 아이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학습을 잘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단지 먹는 것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변비가 생기기 쉬우니 부모님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글 =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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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기원

    글쓴이변기원 한의사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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