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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당연한 것? 괴로운 생리통 완화법

입력 2016.06.13 12:26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많은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극심한 아픔에 빠진다. ‘마술’에 걸렸다고도 하고, ‘그 날’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생리 때마다 겪는 생리통을 당연시하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생리통은 당연한 것도, 모두 겪는 것도 아니다.

‘생리시 발생하는 통증’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반드시 그 원인이 있다. 작게 잡아도 보통 여성들 50% 이상은 생리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원인을 제거하면 ‘지긋지긋한’ 생리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배를 가리고 있는 여성배를 가리고 있는 여성

무작정 참거나 심한 통증도 방치하다가는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생리통의 80% 정도는 초경부터 시작된 원발성(1차성) 생리통이지만, 자궁 및 난소의 특정 질환으로 발생하는 속발성(2차성) 생리통의 경우 이미 출산한 여성이라도 반드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특히 미혼 여성이나 출산을 준비중인 기혼 여성들이라면 앞으로의 임신과 출산을 버텨내야 할 자궁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출산 후에 오는 생리통은 자궁 내 질환이 의심되므로 더더욱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생리통이나 월경전증후군은 통증에 개인차가 있고, 증상도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아랫배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주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며, 배 아랫부분이 빠져나가는 듯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외에 허리 통증도 흔하게 동반되며, 개인에 따라 유방통이나 부종, 소화불량, 변비 등 여러 불편한 증상들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통제는 생리통 자체에 근본적 치료방법이 아니며, 당장의 통증을 잠깐 줄여줄 뿐이다. 거기다 장기 복용시에는 내성이 생겨버려 점차 복용량을 늘려야 하며, 진통제 자체가 차가운 성질이기 때문에 생리통을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생리통은 다른 많은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어혈이 정체되고 있어 생기는 증상이다. 검사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건강한 자궁인 것만은 아니다.

예로부터 ‘여성들은 아랫배가 따뜻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자궁을 비롯한 하복부가 차가우면 난소와 난관, 자궁으로 이어지는 골반 생식기의 기혈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쉽고 몸 전체적으로도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겨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궁과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여 자궁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를 진행한다.

어혈이 많아지면 골반강 내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자궁이 긴장되고, 생리혈 배출을 위한 자궁 수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이렇게 생리혈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생리통이 생기고, 어혈의 정체도 심해진다. 어혈의 증상이 심한 경우, 생리혈이 검고 덩어리진 혈이 배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어혈을 제거하고 골반강 내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약재를 사용한 한약·침뜸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선천적으로 건강하지 않고 기운이 부족한 사람, 급격히 기혈이 쇠할 수 있는 큰 병을 앓거나 수술 후 기혈부족으로 생리통이 생기거나 생리불순이 올 수도 있다. 평소 쉽게 피로하고 힘들어하거나 체력이 갑자기 떨어진 경우, 난소와 자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기혈을 보충해 주고 난소와 자궁이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약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대퇴부를 많이 움직여주는 운동이 좋다. 매일 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걷는 것이 좋고, 빠르게 걷거나 약간의 오르막을 걷는 것도 좋다. 걷기는 생리통뿐 아니라 변비에도 좋다. 생리 중이라도 걷기운동을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 이외에 골반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장요근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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