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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아들에게 직접 포경수술을 해주겠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입력 2016.08.16 08:30
  • 안창·굿맨비뇨기과의원 전문의

초등학교 남학생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비뇨기과 의사로서 생각해볼 때 ‘포경수술’이라 답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용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 포경이란 음경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뒤로 잡아당겼을 때 저항 없이 (혹은 좁아져서 목 조르는 구간 없이) 귀두가 완전히 노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안 까진다’는 것이다. 포경은 원인에 따라 두 종류가 있는데 자연 발생하는 일차적 포경(생리적 포경)과 염증이나 외상에 의한 흉터 때문에 생기는 이차적 포경(병리적 포경)이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포경(안까지는 것)의 유병률은 만 7세에 약 8%, 16세에 약 1% 정도이며, 이들 중 약 20%에서 귀두포피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손 잡고 함께 걸어가고 있는 아들과 아버지손 잡고 함께 걸어가고 있는 아들과 아버지

포경의 치료(포경수술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주로 포경수술인데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본인도 모 유명인의 강좌에서 포경수술의 불필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을 접한 적이 있지만, 그 내용에 100% 동의하기는 어렵다. 먼저 병리적 포경의 경우는 포경수술을 꼭 해야 한다. 귀두포피염과 재발성 요로감염의 고위험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차적 포경인데 보통은 부모의 선호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는 중요하다.
허나 아이의 미래에 걸릴지 모르는 질환을 예방해주는 것은 부모의 가장 첫 번째 의무라고 생각한다. 성감대에 대한 문제는 개인차가 매우 커 수술여부 결정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성감대 보존을 위해 포경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수술했던 환자의 상당수에서 보존했던 성감대부위(요도구 아래쪽 주름진 곳)를 거추장스럽고 너무 자극적이라는 이유로 제거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질병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포경수술은 귀두포피염, 각종 궤양성 성병, 음경암, 에이즈 등을 예방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매너라고도 생각하기에 본인은 포경수술을 권장하는 편이다.

수술시기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명확한 레퍼런스는 없지만 따끔한 국소마취를 견딜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고등학교 가기 전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아직까지 포경수술의 필요성은 비뇨기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이다. 하지만 본인은 얼마 전 태어난 아들에게 훗날 직접 해주려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안창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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