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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도 의사도 싫어하는 ‘신경치료’, 꼭 해야 할까?

입력 2016.08.10 15:51
  • 박민재·종암연세휴치과의원 전문의

치과의사가 아닌 주변 지인들에게 치과에서 가장 하기 싫은 치료를 물으면 그중 하나가 신경치료입니다. 또한, 주변 치과의사들에게 물으면 가장 하기 싫고, 어려운 치료 또한 신경치료라고 합니다. 환자나 의사가 하기 싫은 신경치료, 왜 필요할까요?

치아 뿌리 안 염증과 세균 제거하는 ‘신경치료’

성인성인

신경치료는 엄밀히 얘기하면 신경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 뿌리 안에 있는 염증 조직이나 세균들을 “제거”하는, 신경을 살리는 치료가 아닌 죽이고, 없애는 치료입니다. 환자의 적응 능력이나 가역적인 염증인 경우 신경 치료 없이도 치아가 회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자발통이 있거나, 깊은 충치, 수복물 등이 있으면 신경이 많이 예민해진 경우 등 꼭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하기 싫은 대부분의 이유는 통증이고, 술자 입장에선 어렵고 힘든 치료이지만 우리나라 보험체계로는 충분히 보상을 못 받아 하기를 싫어합니다.

신경치료 필요 시 충분한 설명과 상담 중요

예를 들면 신경치료, 영어로는 Root canal therapy (root canal treatment. Endodontic treatment)라고 하는 치료를 미국에서 받게 되면 보통 800~1,200불 정도 합니다. (지역, 전문의 여부, 치아 신경 개수에 따라 다름) 우리나라 돈으로는 92~138만 원 (1달러당 1150원 환산)입니다.

신경치료 포함하여 크라운까지 한 비용이 우리나라 돈으로 260만 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신경 치료하고 씌우는 비용과 임플란트 비용과 차이가 얼마 나지 않거나 더 비싼 경우도 생깁니다. 우리나라에서 신경치료는 건강보험적용이 되어 환자 부담금 3~7만 원 (신경 개수와 내원 수에 따라 다름) 사이가 됩니다.

치과마다 다르지만, 우리나라 상당수의 치과가 미국의 치과보다 시설, 장비 등이 좋습니다. 신경치료비만 본다면 미국과 약 15배~40배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재료와 기구로는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치료이기에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만 아니라면 많은 경우 적자를 보며 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하게, 원칙에 맞게, 신경치료를 한다는 것이 술자 입장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듯이 0.1mm 단위로 하는 치료를 열심히 하는 치과는 다른 치료도 열심히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신경치료가 어려운 점은 100% 원칙에 맞게 치료해도 5~10% 는 실패를 하여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를 열심히 해도 빼게 되면 환자와 술자 모두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따라서 신경치료를 할 때는 전, 후 충분한 설명을 듣고 예후 등을 해당 주치의와 잘 상의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민재 (치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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