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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관절통, 근육통’이 오래가는 이유

입력 2016.08.26 13:14
  • 이은·여우한의원 한의사

한의원에 오는 절반 정도의 환자들이 근육, 관절질환을 치료받으러 오신다. 그럴 때마다 내가 앵무새같이 하는 말이 있다. “술이랑 야식 드시지 말고, 잠 충분히 주무시고, 스트레칭해야 빨리 낫습니다.” 아니, 대체 근육, 관절하고 그거랑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생각보다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당신의 병이 오래가는 근본 원인일 수도 있다.

가벼운 염증은 따로 소염제를 챙겨 먹지 않더라도 금방 낫는다. 우리 몸에는 자체적인 회복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염증 자체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부위에서 수리하느라고 좀 시끌벅적한 것이다.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회복하려는 과정의 일환이다. 염증 물질 때문에 혈류가 몰려 붓고 열나는 부위도, 푹 자는 사이 복구를 끝낸 염증 물질이 흩어진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하다.

하지만 당신의 염증이 오래간다면, 지금 통증이 생긴 부위가 문제가 아니라 몸의 자체적인 회복력이 떨어진 것이 근본 원인일 수 있다. 몸의 a/s 서비스센터를 망가뜨리는 원인은 무엇이 있을까?

◆ 당신의 ‘관절통, 근육통’이 오래가는 이유 3가지

손목 관절손목 관절

첫 번째. 먹고 바로 자는 습관

술과 야식, 더욱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먹고 소화되기 전에 바로 자는 습관’이 문제다. a/s 센터는 다른 부분이 잠잠해진 밤에 주로 출동한다. 위장에 음식물이 가득 찬 상태로 잔다면 염증 부위 복구가 아닌 음식물을 소화하는데 에너지를 써버린다. 또 기름진 음식, 술은 그 자체로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른 부위가 잠잠해야 a/s 센터에서 염증 부위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파견할 수 있다.

두 번째. 충분하지 못한 잠

수리기사를 보냈으면 복구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은 양과 음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양기 陽氣는 엔진에, 음형 陰 血은 영양물질이자 에너지원에 해당한다. 젊은 사람의 병은 엔진 자체는 멀쩡한데 과로로 인해 영양물질에 해당하는 음형 陰 血이 모자라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음형 陰 血을 보충하는 작용은 주로 밤에 일어난다. 그러므로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밤에 쉬어줘야 한다. (단, 퇴행성질환의 경우 엔진 문제도 겸해있다)

세 번째. 스트레칭의 부족

몸의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움직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인데 ‘힘과 유연성’이다. 젊은 사람의 염증 질환의 경우, 유연성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칭이 충분히 되어 혈류순환을 도와야 염증 물질의 배출이 빠르게 될 수 있다.

또한, 당신의 통증 부위와 범인이 다른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스트레칭의 부족에 원인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족저근막염의 경우, 통증 부위는 볼록 튀어나와 바닥에 닿는 부위지만, 통증을 만드는 주범은 단축된 종아리 근육인 경우가 있다. 종아리 근육이 유연성을 잃고 짧아져서 발뒤꿈치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무게를 분산하는 아치가 무너져 생기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허리 통증의 주범이 허벅지 뒤쪽 근육의 유연성 부족인 경우도 있다.

염증이 생긴 부위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부위가 오랫동안 낫지 않는다면 다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아볼 필요도 있다. 비싼 프로폴리스나 소염제보다도 제때 식사하고 푹 자고, 스트레칭 충분히 하자. 그래야 근육, 관절의 통증도 빨리 낫는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은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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