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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후 녹는 실이 자연적으로 녹지 않으면?

입력 2016.08.29 14:06
  • 조현섭·트루맨남성의원 전문의

포경수술에 사용하는 봉합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흡수성 봉합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흡수성 봉합사다.

흡수성 봉합사는 인체에서 자연히 흡수돼 없어지는 봉합사로, 일반에서는 흔히 녹는 실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할 수 없는 부위, 예를 들면 피부 아래 근막이나 장(腸)을 연결할 때 사용한다. 그 외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할 수 있는 부위에는 주로 비흡수성 봉합사를 사용한다.

흡수성 봉합사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동물의 인대와 같은 조직에서 채취한 동물성 봉합사이고 다른 하나는 인체에 무해한 재료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흡수성 봉합사이다.

바늘과 실바늘과 실

동물성 봉합사는 비교적 쉽게 흡수되기에 실밥 제거가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어 과거에 널리 사용됐으나, 최근 동물보호단체의 반발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래서 현재 병원에서 포경수술에 사용하는 흡수성 봉합사는 대부분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흡수성 봉합사는 공기와 접촉이 되지 않는 습한 부위에 있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흡수돼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공기와 접촉이 되는 건조한 환경에 놓이게 되면 잘 녹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다행히 포경수술 후 녹는 실이 정상적으로 흡수되면 큰 문제가 없으나 녹지 않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당연히 저절로 녹아 없어질 줄 알고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다가 실밥에 의해 감염되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흡수되는 과정에서의 분해 산물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흡수성 봉합사가 녹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방치하면 봉합 부위에 피부가 재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스킨브릿지와 같은 터널링이 형성될 수 있고, 피지가 생겨 악취가 유발될 수 있다. 미용상으로도 흉해 보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시로 발기와 이완을 반복하는 부위 특성상 봉합사가 지나치게 일찍 녹으면 상처 부위가 벌어져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흡수성 봉합사보다 비흡수성 봉합사를 이용하여 포경수술을 진행하는 병원이 현재로써는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환자가 굳이 원한다면 흡수성 봉합사를 사용해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맞겠지만, 적어도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만큼은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좋다.

만약 흡수성 봉합사를 이용해 포경수술을 받았는데 2주가 지났는데도 실이 녹지 않는다면 수술 시행 병원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조현섭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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