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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여유증 완치에 필요한 3박자, 과연 무엇일까?

입력 2016.09.02 15:19
  • 김수철·HiDoc 전문의

# 현재 중3인 A 군은 체육 시간이 가장 고통스럽다. 마른 체형에 비해 가슴만 유독 돌출되어 체육복을 갈아입을 때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 때문이다. 가슴만 살이 찔 수도 있는 건지, 가슴살을 빼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중이다.

# 직장인 B 씨는 얼마 전 본인의 가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쪽 가슴의 유륜 주변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만져보니 멍울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여성들만 걸리는 줄 알았던 유방암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학창시절 비만 체형이었던 C 씨는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무려 30kg을 감량하며 표준체중이 되었지만, 이상하게 가슴 체지방은 그대로 남아 여전히 돌출되어 있다. 부위별로 살 빠지는 속도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가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위의 A, B, C 남성들은 전형적인 여성형 유방증 증상을 보이지만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형 유방증은 호르몬 균형의 급격한 변화로 여성호르몬이 증가함으로써 유선조직이 발달하여 남성의 가슴이 마치 여성처럼 봉긋해지는 형태를 일컫는다. 흔히 ‘여유증’이라고 불리며, 대부분 양쪽에 함께 생기지만 한쪽에만 발생할 수도 있다. 여유증이 아닌 비만으로 인한 단순 지방이라면 운동을 통해서 호전될 수 있지만, 여유증이 맞다면 유선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할 수 있다.

▲ 여유증의 유형

의사의사

여유증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유증은 지방과 유선조직이 함께 분포하고 있는데 유선조직이 지방보다 많은 근육형 여유증, 유선조직보다 지방이 많은 비만형 여유증, 유선조직과 지방의 비율이 비슷한 복합형 여유증으로 구분된다. 마르거나 정상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발달했다면 근육형 혹은 복합형의 여유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마른 체형에 비해 유륜 부위만 유난히 돌출되어 있으므로 비교적 쉽게 여유증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비만형 여유증의 경우에는 단순히 지방으로 인해 가슴이 돌출된 것인지, 여유증으로 인한 돌출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인이 육안으로 지방과 유선조직을 구분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유증이 의심된다면 무조건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통해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함께 치료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 여유증의 치료

여유증이 맞다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청소년기라면 자연치유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술보다는 꾸준히 경과를 살펴보도록 한다.

성인의 경우에는 유선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데, 유선조직만 제거할 경우 울퉁불퉁해질 수 있으므로 평평한 가슴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흡입을 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유선조직 제거에 앞서, 레이저로 가슴 부위의 지방을 녹여 체외 초음파로 지방세포 간의 결속을 약하게 한 다음, 지방층 전체를 융해하여 지방흡입을 쉽게 만든다. 그리고 유륜 둘레를 1cm 미만 최소 절개하고 유륜 부위의 지방을 흡입하여 전체적으로 가슴을 평평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유선조직의 정확한 위치와 조직의 정도를 파악하여 유선조직을 제거한다. 여유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선조직만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되면 가슴의 탄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유선조직 일부만 제거하거나 탄력개선수술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여유증 수술은 가슴 돌출의 근본적 원인인 유선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지만, 수술 부위의 가슴이 매끄럽고 탄력적이며,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도록 하는 미용상의 부분까지 만족하게 해야 하는 까다로운 수술이다. 또한, 수술 전 외과 전문의의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남성 유방질환까지 검사하여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글=하이닥 의학기자 김수철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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