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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발기부전 남성들이여, 발기부전에 절대 주눅들지 말자!

입력 2016.09.20 12:00
  • 이영진·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 전문의

최근 남성 비뇨기과 질환 연구에 따르면 발기가 되지 않거나 발기가 돼도 만족하지 못하는 남성의 비율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늘고 있는 심각한 추세다. 연구에 따르면 40대의 40%, 50대 50%로 중. 장년층으로 올라갈수록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내놓은 보고서에도 20∼40세 평범한 한국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서양인의 약 79% 수준에 그친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필자도 오랜 기간 발기부전 치료를 시행하면서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의 발기부전이 급증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밀수품의 1위를 차지하고, 정력에 좋다고 하면, 개고기, 녹용, 뱀, 자라에서부터 사슴 피, 웅담, 해구신까지 가리지 않고 먹을 정도로 그토록 정력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이러한 발기부전 급증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 이유로 필자는 정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남성이 없다는 점을 들고 싶다.

남성남성

발기부전이 있으면 당연히 비뇨기과를 방문해서 검사와 치료를 수행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한 온라인 상담은 엄청나게 많아도 실제로 비뇨기과 내원하는 발기부전 남성 환자 수는 대단히 가벼운 수준이다. 발기부전이 발생하면 남성은 주눅 들고, 본인이 발기부전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를 대단히 꺼리게 된다. 하지만, 발기부전이 발생했다고 해서 남성은 전혀 주눅 들 필요가 없다. 그처럼 주눅 들지 않기 위해서는 발기부전을 극복하는 정력 강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먼저 음경의 구조와 발기가 되는 원리 등 ‘기본’부터 공부해 보자. 정력은 한마디로 ‘피’다. 남성의 음경에는 스펀지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말랑말랑한 해면체가 3개 있다. 성적인 자극을 받아 중추신경이 ‘발기명령’을 내리면 이 해면체가 부풀어 오르면서, 그곳에 평소의 7배나 되는 피가 쏠리게 된다. 이때 음경 정맥은 확장된 해면체에 눌리므로 해면체로 들어온 피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흔히 정력이라 말하는, 딱딱하게 팽창한 것의 실체가 바로 피인 것이다.

따라서 피가 얼마나 많이 물렸는가에 따라 발기의 강직도, 즉 딱딱한 정도가 결정된다. 성행위가 끝나면 해면체를 가득 채웠던 피가 정맥을 통해 빠져나가는데, 음경 정맥은 매우 가늘어 혈액이 천천히 빠져나간다. 사정하고도 한참 동안 딱딱한 발기상태가 유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정력은 곧 혈액의 순환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평소의 7배나 되는 피가 순식간에 해면체로 몰려올 수 있을 만큼 혈관이 매우 건강하고 탄력성이 있어야 돌처럼 딱딱한 발기상태가 유지된다.

그렇다면 발기부전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해답은 분명해진다. 성분 미상의 가짜 발기부전약이나 해구신, 웅담, 독사가 더는 최고의 정력보강제가 아니다.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생활 속의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최고의 정력 보강제인 것이다.

발기부전이 발생하게 되면 자신의 생활습관을 한번 되짚어보고, 건강을 원점에서부터 점검해 봐야 한다. 40대 이후 발기부전이 발생하게 되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발기력의 감소는 자연적인 노화 과정이 아니다. 자기가 자기 몸을 이토록 무관심하고 애정없이 가꿔왔다는 ‘부끄러운 고백’이다. 매일 밤 술 마시고 과식하며, 줄담배를 피워대며, 게으름 부리며 운동 안 한 결과가 바로 정력의 감퇴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력의 감퇴는 장래에 닥칠 심각한 질환의 신호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음경의 혈관은 다른 혈관에 비해 무척 가늘고 예민해서 작은 충격에도 더 빨리 망가진다. 정력과 발기력이 떨어졌다면 몸속의 더 크고 더 중요한 혈관, 예를 들어 뇌혈관이나 심장혈관도 병이 들기 시작했다는 경고다. 음경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발기력 감퇴에 그치지만,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그 끝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이다. 발기력 감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남성의학자들이 발기력을 전신건강의 척도라고 부르는 이유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발기부전에 절대 기죽을 이유가 없다. 하루에 딱 1시간만 땀을 흠뻑 흘릴 정도의 운동을 시작해보자. 술, 담배 유혹에서 철저히 벗어나 보자. 이러한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개선이 없을 때는 비뇨기과 의사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다행히 지금의 비뇨기과 치료영역은 70대, 80대 ‘남성’도 일으켜 세울 정도로 발달했다.
본인의 치열한 노력과 발달된 비뇨기과의 치료법으로서 발기부전은 전혀 남성을 주눅 들게 만들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영진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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