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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흡입 후 멍이 잘 드는 체질이 따로 있다?

입력 2016.11.11 10:02
  • 박윤찬·가정의학과 전문의 전문의

“지방흡입을 했더니 멍이 너무 시퍼렇게 들었어요. 원래 이런 건가요?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거 맞죠?”

지방흡입 수술 후유증의 하나로 멍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멍이 심하게 든 사람은 수술 부위 전체가 시퍼렇게 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는 걸 보면 자신도 모르게 덜컥 겁이 날 수 있다.

멍은 혈액의 철분 성분이 산소를 만나 산화되면서 퍼렇게 변하는 현상이다. 수술 후 멍이 하나도 들지 않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멍을 감내해야 한다.

고민하는 여성고민하는 여성

지방에는 큰 혈관은 없지만 모세혈관은 세밀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 모세혈관을 건드리지 않고 지방흡입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불가피하게 혈관을 건드리게 되면 이로 인해 출혈이 생기고 멍이 드는 것이다.

그럼 멍이 시퍼렇게 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개인 차는 지방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같은 지방층이라도 섬유질이 더 많은 섬유성 지방에는 모세혈관이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지방흡입 후에 출혈이 더 심하다. 이를 기준으로 지방흡입 후 어떤 사람이 멍이 더 심하게 들지도 대략 예상할 수 있다.

경험상 빼낸 지방 색깔이 노란색에 가까우면 멍이 덜 들고 지방 색깔이 붉을수록 출혈이 심한 것이므로 멍도 더 크고 진하게 들 가능성이 높다. 개인 차는 심하지만 대부분의 멍은 1주일만 되도 상당히 옅어지고 길어도 2주면 진한 멍도 사라진다.

다만 100명 중 1명 꼴로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데도 약간 어두운 색으로 피부 착색이 되는 경우가 있다. 착색이 되더라도 다른 사람이 알아 볼 정도로 심한 경우는 드물고 그것도 아무리 오래 걸려도 6개월 정도면 없어진다.

멍을 약간이라도 덜 들게 하는 방법도 있다. 피가 날 때 꾹 누르고 있으면 피가 멈추는 것처럼 수술 후에 하루 이틀 출혈이 이어질 때 압박복을 입으면 상처를 눌러주는 효과가 있어 출혈이 줄어든다.

출혈이 줄어들면 그만큼 멍도 덜 들게 할 수도 있다. 수술 당일부터 압박복을 입으면 가장 효과가 크다. 불편하다고 압박복을 입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멍과 부기가 심할 수 있으니 초반에 잘 입는 것이 중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윤찬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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