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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의 정신 감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최성환 |인천우리병원
등록 2016-11-30 14:09 수정 2017-12-19 10:20

요즘 시국과 관련해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한 부모상실의 경험이 성인이 된 후의 정서나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령 분별력이나 판단능력이 결여된다든지, 의존적인 성향 등 성격형성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궁금증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상처 투성이인 우리 국민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고,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비겁한 집단행동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

조실부모 경험이 인격 좌우한다고 볼 수는 없어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사를 간단히 보겠습니다. 이 분은 대통령이 된 아버지를 따라 11세 되던 해에 청와대로 거처를 옮깁니다. 18세에 대학에 입학하였으며, 대학 졸업 후 22세경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있다가 갑작스러운 모친의 사망소식을 듣고 귀국하여 모친을 대신하여 영부인 직무를 수행합니다. 불행하게도 27세 되던 해에 아버지마저 암살당합니다.

비록 하루 아침에 권력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이후에도 대형 재단 2곳의 이사장을 지내는 등 사회활동을 지속합니다. 심지어는 1998년부터 2013년까지 5선의 국회의원, 당대표 및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을 지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박 대통령은 부모의 조기상실로 인한 장기적 영향을 받았어야 할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른 이유로 갑자기 성격이 완전히 변한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즉, ‘어린 시절 충격적으로 부모를 잃은 경험이 정서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부모 없이도 바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부모를 일찍 여의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결함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글의 시작에서 ‘우리는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씀 드린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지도자의 정신적 문제, ‘재앙’ 부를 수도

인간의 본질(개인의 심리에 끼치는 영향들)에는 외부세계와 반응하는 개인이 있는데, 이 개인은 생물학적 존재, 사회적 존재, 심리적 존재, 기술-정보적 존재이며, 이것들이 공통분모가 인간성(humanity)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특정 사회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본 요건보다 더 많고 까다롭고 복잡한 반응을 처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의외라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을 반영하듯, 미국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등장으로 대통령 후보의 정신감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 후보 이전에도 정신적 문제를 지닌 미국 대통령은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절반이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는 상태였다는 연구 자료도 있습니다. 초대에서부터 37대까지의 미국 대통령(1776년-1974년)을 분석한 결과였다고 합니다.

마판 증후군(Marfan's Syndrome)에 우울증을 앓아서 젊은 시절 자살을 생각했던 링컨 미국대통령, 영국수상 처칠과 미국 대통령 케네디의 조울증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나치 히틀러의 조울증과 암페타민 중독은 세상을 지옥으로 바꿀 뻔 하기도 하였으며, 미국 대통령 존슨과 닉슨은 편집증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자폐증(아스퍼거스 증후군)에 대한 논란인데, 그의 방어적, 폐쇄적 얼굴표정을 보고 추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뇌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이상 증명할 길은 없으니, 심증은 강한데 물증이 없는 실정이라고나 할까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리더의 정신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는, 2015년에 발생한 독일의 루프트한자 계열사중 저가항공상인 저먼윙스의 항공기 추락 사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평소 우울증과 자살사고를 지니고 있던 여객기의 부조종사는 기장이 잠깐 조정석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여객기를 추락시킵니다. 혼자 떠나기는 싫었던 모양입니다. 탑승객 150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국민은 지도자의 정신 상태 알 권리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선과 총선 등 굵직한 선거만 있으면, 유권자들을 좌파, 빨갱이, 혹은 보수꼴통, 가스통 할배, 늙은이들이라 비하하며 유권자들의 정신상태만을 걱정했지, 정작 피선거인에 대한 정신적 검증은 없었습니다.

군에 입대하는 장정들에게도 기본적인 심리검사를 통해 문제병사들을 걸러내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물며 5천만 운명공동체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의 정신상태도 모른 채 대통령을 뽑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정신적 상태에 대한 검증은, 점진적으로 주요 국가정책 입안 및 실행자들에게로도 확대해야 합니다. 보유 재산이나 이력보다도 훨씬 중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대통령의 경우 가까이서 오랜 기간 지켜본 것이 아니므로, 정신분석 자료를 내 놓을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대통령 후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로, 간단한 심리검사만이라도 시행하여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판단은 국민의 몫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성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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