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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3편. LCHF 다이어트, GFCF식단 없이는 유명무실?

입력 2016.12.30 11:25
  • 변기원·변한의원 한의사

일명‘저탄수화물·고지방 다이어트’ 신드롬을 일으켰던 MBC 스페셜 방송 이후 필자는 두 편의 칼럼을 통해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식단이 가지고 있는 필연적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 후 세 달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에 대한 학계와 소비자들의 찬반논란은 계속됐고 결국 MBC 스페셜 팀은 지난 26일 ’지방의 누명’ 그 후 오해와 진실'이라는 후속편을 방송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을 반대하는 의학계 전문가들과 기존에 이를 권장했던 전문가들이 팽팽한 토론을 벌이면서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반대 측은 고지방식을 하면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가 더불어 높아지면서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는 문제, 저탄수 고지방 식단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부족하고 케톤증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권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찬성 측은 이에 대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트랜스지방 섭취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오해가 있는 부분을 정정했다. 우리 몸이 당 대신 케톤체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상태인 케토시스 상태로 진입하면 탄수화물 섭취량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케톤증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한 미네랄과 마그네슘 섭취 등으로 자연스럽게 완화된다는 의견이었다.

올리브유올리브유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 대부분의 저탄수화물 식단을 ‘건강에 좋은 식단’으로 여긴다. 자연식품에 함유된 자연 그대로의 탄수화물이 아닌 정제된 단순당과 밀가루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당이 지방세포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다는 ‘저탄수화물·고지방 부작용’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금 더 덧붙이고 싶다. 방송에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을 4주 이상 체험한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두통, 무력감, 근육통, 변비 혹은 설사, 피부발진 및 가려움 등의 부작용을 겪은 비율이 80%에 달했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탄수화물이 가지고 있는 각종 미네랄 섭취까지 줄어들면서 부작용이 올 수 있다. 이는 다른 종류의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나 음식을 먹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소장에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서 소장이 약화된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면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주인공 격인 버터, 치즈, 크림 등의 유제품 섭취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

장의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은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식단을 할 때 지방 종류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GFCF 식단(Gluten Free, Casien Free)도 지켜야 몸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다이어트나 건강 회복에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에서 얻은 좋은 기름, 좋은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화질환이 없다면 질 좋은 육류와 생선에 함유된 기름을 충분히 섭취하면 된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수시로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겪는다면 천연 올리브유나 천연들기름, 천연참기름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

염증성 질환이나 면역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소장 내 세균총 비율이 깨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 GFCF식단을 지키는 데 유의해야 한다. 밀가루와 유제품에 함유된 글루텐과 카제인이 비정상적으로 헐거워진 뇌혈관 장벽 (blood-brain barrier)을 뚫고 혈액과 뇌로 침투하면 질병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변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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