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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홍조, 혹시 루푸스는 아닐까?

입력 2017.02.08 13:30
  • 최형석·하늘체한의원 한의사

전신 홍반 루푸스(SLE)는 어떤 질병일까? 늑대에 물린 자국과 비슷한 피부 발진이 얼굴에 나타나서 우리가 흔히 ‘루푸스(늑대를 의미하는 라틴어)’라고 부르는 질병의 정확한 명칭은 ‘전신 홍반 루푸스(SLE)’, ‘전신성 홍반성 낭창’이며, 15세부터 45세까지 가임기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성인성인

자가면역 질환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적에 대항해서 싸워야 하는 몸의 면역체계가 오히려 자신의 몸을 외부의 적으로 착각하여 공격함으로써 생기는 피부와 관절, 장기,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뜻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면역체계가 과잉작동하고 문란해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루푸스는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이며, 자가면역 반응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매우 흔한 질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전신 홍반 루푸스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간과 신장에서 정혈이 고갈된 상태와 풍, 열, 독의 사기가 침범한 것이 겹쳐져 나타난 것으로 보고 간과 신장을 치료하고 혈독을 풀어주는 약재를 주로 사용해서 치료했다.

루푸스 환자의 80~90%에서 나타나는 ‘뺨 위의 나비 모양 홍반과 발진’이 루푸스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인데 단순한 안면홍조로 착각하고 넘기면 관절통, 신기능 저하, 신경 정신 증상과 심낭염 등 심각한 장기 침범까지 다양한 증상이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여성에서 원인불명의 열이나 관절통, 피부발진의 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서 단순한 안면홍조와 감별진단을 받아야 한다.

루푸스의 부종성 홍반은 진피 내의 혈관염과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며, 콧등을 중심으로 양쪽 뺨에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코와 입술 사이의 선을 넘지 않는 특징이 나타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나비형 홍반 외에도 원형과 타원의 경계가 명료한 홍반에 위축과 각화를 동반하는 원반 모양 루푸스에서는 색소침착이나 탈색소 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루푸스는 만성 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으면서 합병증을 예방하고 고농도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된다.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루푸스는 유전 소인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가족 중 루푸스 환자가 있다면 적절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영양소를 골고루 균형 있게 섭취하고 정해진 시간에 숙면을 취해서 몸의 면역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여야 한다.

루푸스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만성피로증후군에서도 보일 수 있는 전신 피로감, 관절 통증, 소변 이상 등이 나타나고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매우 다양하므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이 볼에 홍조가 장기간 지속하고 피로감을 느끼거나 38도 이상의 고열 또는 관절염이 발생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항핵항체 검사와 자가항체 검사 등을 통해 루푸스를 확진 받았다면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피하며 충분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장기간의 면역억제제로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인체의 면역력과 기능 저하를 완화시키는 한의학적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형석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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