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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싫어하는 '신경치료'에 대한 3가지 이야기

입력 2017.03.08 14:46
  • 김태형·종암연세휴치과의원 전문의

치료하다 보면 꼭 필요한 치료인데 환자분이 완강히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신경 치료’다.

"신경치료는 이를 죽이는 거잖아요, 의사가 왜 이를 살리지 않고 죽이려고 하나요?"
"아주 아프지 않나요? 안 하면 안 돼요?"
"신경치료 하면 이를 씌워야 하잖아요. 싫어요."

많은 환자의 반응이다. 미리 말하자면, 치과 의사의 치료 중 아주 힘들고 치료비가 적은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신경 치료’다.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치료 중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그렇다면 환자도, 치과 의사도 싫은 그 치료를 왜 꼭 받아야 할까?

답은, 꼭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싫은 치료지만 하지 않으면 이를 뽑아야 하는 경우, 다른 치아나 치조골까지 망가지는 상황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환자들의 반응 세 가지에 대한 답변을 해보자.

치과의 모습치과의 모습

▲ 신경치료는 이를 죽인다?

우선 치아가 살아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지부터 고민이 되는 질문이다. 손톱, 머리카락, 손가락은 살아있을까? 유독 치아에 인격과 생명을 부여해 살리고 죽인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신경치료는 그저 치아 안의 신경과 혈관, 여러 세포로 이루어진 부분이 세균 감염으로 인해 부패하여 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그곳을 세밀하게 청소하는 것이다. 마치 곪은 여드름을 짜는 것과 같지만, 이는 딱딱해 짜내기가 어려우므로 일일이 얇은 신경관을 기구로 세밀하게 청소한다는 점과 청소한 부분이 피부처럼 새살이 돋지 않으므로 특수 재료로 채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현대적인 신경치료법 등장 이전에 속절없이 빼야만 했던 치아들을 살릴 수 있게 된 것이 신경치료다.

▲ 신경치료는 몹시 아프다

필자도 과거 신경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가끔은 몹시 아프기도 한 치료에 꼽히는 신경치료지만, 대개 시기를 놓친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알맞은 시기에 치료하더라도 감염된 세균의 종류나 몸의 상태에 따라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 신경치료를 하면 이를 씌워야 한다?

신경치료를 하면 대개는 이를 씌우게 된다. 신경치료를 고려할 정도의 충치라면, 이미 치아가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씌워야 이를 오래 쓸 수 있다. 또한, 신경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치아 위에 통로를 만들게 되는데 이 통로를 ‘때우는’ 재료로 막아두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세균이 재침투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신경치료한 치아가 다시 문제가 생기면 치료는 몇 배로 어려워지고, 치료 시 느낄 통증의 확률도 몇 배로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발치의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치아를 오래 쓰고, 치료 후 또다시 치료받는 일을 예방하고 싶다면 씌우는 것이 바람직하나 치아의 상태와 위치에 따라 씌우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으니 이는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태형 원장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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