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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고 재료, 생지황의 한의학적 효능

입력 2017.03.20 17:41
  • 변기원·변한의원 한의사

경옥고의 기본 재료는 생지황, 백복령, 인삼, 꿀이다. 홍삼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으면서 홍삼의 함량이 경옥고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의보감에 의하면 경옥고는 생지황의 한의학적 효능을 기반으로 한 보약이다. 왕실에 진상됐던 경옥고가 화병 많은 현대인에게 적격인 이유도 생지황의 ‘수승화강’ 효능 때문이다.

경옥고 경옥고

수승화강은 상체의 열기를 가라앉히고 하체의 냉기를 끌어올려 따뜻하게 함으로써 온몸의 대사를 원활히 하는 건강 원리이다.

심한 스트레스에 계속 노출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져 심장에 열이 몰린다. 위로는 가슴 답답함, 빈맥,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구강 및 안구 건조 등이 나타나고 반대로 몸 아래로 찬 기운이 몰리면서 소화불량, 하복부 냉증, 손발 저림을 호소한다. 신장에도 영향을 주어 체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부종,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 화병 증세가 더욱 악화한다.

심장을 화(火)의 장기, 신장을 물(水)의 장기로 보는 한의학에서 스트레스로 쌓인 열을 식히고 혈액과 기운의 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생지황이다.

성질이 차고 수분이 많은 생지황은 베타시토스테롤, 마니톨, 스티그마스테롤, 지방산, 레마닌, 글루코스 등의 성분이 풍부하여 혈액과 체액을 생성하고 피를 맑게 하며 체내 노폐물을 배출한다. 신장의 기능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혈압 조절, 호르몬 조절, 노폐물 배출, 체액과 혈액 생성,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는 신장 기능이 강화되면 체내 순환이 원활해진다. 심장에 몰려있던 열은 내려가고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신체 기능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화병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겪는 만성피로와 체력저하도 스트레스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서 쌓인 심장의 열과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의 기능 저하에서 비롯된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보양(補陽)이 아니라 보음(補陰)인 것이다. 열과 화를 다스리는 힘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혈액과 진액을 보충하는 생지황의 효능을 주목할 만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변기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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