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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갱년기 여성 울리는 위축성 질염이란?

입력 2017.08.29 13:30
  • 최정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가만히 있어도 화가 나고 슬프다는 갱년기이건만 이런 갱년기 여성을 울리는 증상이 있으니 바로 ‘위축성 질염’이다.

젊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염이 각종 구균에 의한 염증성 질염이라면 갱년기가 다가오는 40대 이후 여성에게는 위축성 질염 발생률이 더 높다.

여성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위축성 질염은 어떤 질환일까?

우울한 중년 여성우울한 중년 여성

왜 발생할까?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 신승령 원장은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질이 건조해지고 위축되는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하면서 질 내 호르몬 양도 적어져서 질 점막은 점차 얇아진다. 질 점막이 얇아지면 질이 메마르고 건조한 상태가 되어 가벼운 자극에 의해서도 출혈이 쉽게 생기고 질 점액의 방어 기능이 저하되어 각종 세균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전염성은 없지만 40대 이후 여성이라면 누구나 위축성 질염에 걸릴 가능성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점점 더 높아진다.

어떤 증상을 보일까?

“질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와요”, “폐경이 됐는데 출혈이 있어요”라는 증상을 호소한다면 위축성 질염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질 부위가 붉게 변하거나 화농성 분비물이 나오고 외음부에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분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위축성 질염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질 분비물이 평소와 다르고 가려움이나 통증이 생기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문의가 질 분비물과 질 점막을 관찰해 진단한다.

위축성 질염이 다른 질병을 유발하기도 할까?

신승령 원장은 "외음부 건조, 부부 관계 시 질 건조로 인한 성교통, 외음부 소양증이나 과민증, 배뇨통, 빈뇨, 절박뇨, 요로 감염 등 비뇨기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간지러워서 긁거나 만지면 상처 부위에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고 골반 내 다른 기관에 2차 세균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는 발생하지 않을까?

신승령 원장은 "폐경기 여성이 아니어도 난소 제거술을 받았거나 항암 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중인 사람, 모유 수유 중인 여성, 전신성 홍반성낭창으로 인한 무월경, 스테로이드 치료 중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경우 위축성 질염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위축성 질염을 예방할 수 있을까?

노화에 따른 호르몬 감소로 인한 질환이므로 예방은 힘들다. 단, 젊은 시절 성관계를 전혀 하지 않은 여성, 출산 경험이 없거나 제왕절개술로 출산한 경우, 질 관련된 여성 수술을 했을 경우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위축성 질염이 생기면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불가능할까?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질 내 혈류가 감소하여 피부가 얇고 건조해지며 탄력이 저하된다. 신승령 원장은 "이로 인해 질 내 점막이 사라지고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질 입구와 내부가 좁아져 부부관계 시 통증이 심해진다"라고 말한다.

윤활제 사용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병행하면서 부부관계 시에는 질 에센스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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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치료할까?

여성호르몬을 함유한 질정을 처방받아 치료한다. 질정을 삽입하면 혈류, 상피 콜라겐, 질 피부 두께, 신축성, 산도 등이 적정하게 유지되면서 증상 완화를 돕는다.

증상이 심각한 초기에는 1~2주간 매일 질정을 사용하고 상태가 호전되면 2~3일에 한 번씩 질정을 삽입해 치료한다. 질정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으므로 꾸준히 질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 증상 완화에 도움 되는 방법이 있을까?

신승령 원장은 "여성 호르몬 대체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폐경기가 되면 위축성 질염뿐만 아니라 전신 피부 건조와 탄력 저하를 비롯해 각종 노인성 질환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여성 호르몬 대체 요법은 위축성 질염을 비롯해 폐경 여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각종 증상의 완화를 돕거나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여성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인 요즘, 폐경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여성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으며 더 건강한 삶을 누리는 방법일 수 있다.

다만 다양한 호르몬제가 있으므로 전문의와의 상담과 진단 후 적합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모든 약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 신승령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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