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최근 외래에 77세의 노인 환자가 걷고 나면 심해지면 발의 통증으로 내원하였다. 발은 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휘어있는 무지외반 변형이 매우 심하였고 이로 인해 제2 발가락이 엄지발가락을 타고 올라가는 갈퀴 족지 변형이 발생하고 있었다.

환자는 일상생활이 매우 힘들었으나 수술에 대한 공포심이 있었고 주위에서 수술을 해도 더 아프다는 소리를 들어 수술적인 치료에 확신이 없었고 전신 마취를 해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수년간 수술을 포기하고 지내시다가 더 이상 발의 통증을 참기가 힘들고 일상생활도 힘들어 병원에 울면서 내원하였다.

이분은 심한 무지외반증 환자로 발목 마취를 시행하여 각각 좌우 발을 수술하여 호전되었고 현재는 일상생활에 전형 문제가 되지 않고 여행도 다닐 정도로 발의 상태가 호전되었다.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자체의 통증뿐 아니라 휘어진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을 눌러 다른 발가락에도 변형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외래 진료 중 무지외반증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수술 후 다시 아픈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다. 무지외반증을 수술하는 의사로서 볼 때 수술 후 통증의 발생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수술 후 관절 운동의 부족이다.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고 나면 엄지 관절이 어느 정도 굳게 되는데 수술 후 이것을 충분히 풀어주지 못하고 그대로 두면 엄지발가락을 위로 올리는 각도가 감소하여 보행 시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한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6주가 지나면 약 2~4주간 충분히 관절운동을 하여 옆의 작은 발가락들과 같은 정도로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운동해야 한다.

수술 후 충분히 관절운동이 된다면 대부분의 수술 후 통증이 없어진다. 그리고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무지외반 변형을 충분히 교정하지 않는 경우이다. 무지외반 변형을 충분히 교정하지 않으면 기존에 있던 통증이 약하나마 그대로 남아 있게 되고 지속적인 통증이 남아 있게 된다.

또한, 엄지 중족골 절골술을 시행할 때 방향이 틀어진 경우와 과도한 교정을 할 때에도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 모든 수술 후 발생하거나 지속되는 통증은 재수술을 시행하면 대부분 교정이 된다. 수술 후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통증이 심하다면 무지외반증의 재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무지외반증 수술을 적절하게 잘 시행하면 무지외반증과 수술 후 통증 없는 발로 보행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무지외반증과 관련해서 많이 듣는 질문은 무지외반증 정도와 수술방법과의 상관관계이다. 일반적으로 심한 무지외반증일수록 더 광범위한 변형 교정 수술이 필요하다. 변형이 경미하면 간단한 수술로도 호전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변형이 심하면 발가락, 발등에 대한 교정 수술이 필요하다.

마지막 질문은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언제 수술을 해야 합니까? “ 이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반드시 발이 아픈 것은 아니다. 무지외반증이 처음 시작될 때 아프고 이후 통증이 약하다가 점점 심해지면 발의 내측 즉 제1 중족지골 관절이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때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의 안창에 쓸려 걷고 있을 떄 나 걷고 난 후 아프게 된다. 또한 휘어진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들을 밀고 눌러 제2 중족골두의 무혈성 괴사나 망치 족지 변형 등이 발생하여 다른 족지에도 통증을 유발한다.

무지외반증을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경우는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통증이 있던지 무지외반증의 합병증으로 인해 다른 발가락의 통증이나 변형이 발생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최근 수술기법과 마취 방법의 발달로 인해 수술적 금식 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과거 수술보다는 훨씬 수술 결과도 우수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만약 일생 생활이 불편할 정도의 증상을 가진 무지외반증 환자라면 참지 말고 수술을 하여 발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아울러 모양도 호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영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