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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만성 간부전 vs 급성 간부전, 치료는 간이식뿐?

입력 2017.11.01 16:19
  • 최은경·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식’ 없이는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질환이 있다. 간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때 나타나는 합병증인 ‘간부전’이 바로 그것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기관으로 각종 영양소의 대사와 저장, 해독 작용을 한다. 특히 우리 몸에 침투한 독소 및 노폐물을 75% 이상 해독하며 정상적인 대사작용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침묵의 장기’라는 별칭처럼 나빠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질환을 발견한 후에는 이미 상당히 진행한 경우가 많다.

간부전(肝不全, liver failure, hepatic insufficiency)은 간 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간이 정상적인 생리작용을 하지 못해 체내 독성물질에 대한 처리기능이 떨어지면서 이에 따라 독성물질 수치가 증가하여 뇌와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형태에 따라 급성 간부전과 만성 간부전으로 나뉜다.

▲ 급성 간부전과 만성 간부전의 차이

간질환간질환

1) 급성 간부전

급성 간부전은 기존에 간 질환이 없거나 간 질환이 있더라도 간경변이 없던 사람에서 간 기능이 급격히 악화해 26주 이내 의식변화와 혈액 응고 장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간세포의 급격한 파괴가 일어나며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간세포 손상을 보인다.

국내 급성 간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과 바이러스 간염이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30% 정도 된다. 초기에는 기억력 감퇴, 정신 혼미, 기면, 흥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신장이나, 폐 등 다른 주요 장기들이 서서히 악화하면서 혼수와 사망으로 이어진다.

2) 만성 간부전

만성 간부전은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나타나며, 흔히 간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난다. 알코올성 간 질환, 바이러스성 만성간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등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점진적으로 간 기능의 감소하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는 이미 질환이 진행된 상태이다.

일반적인 간부전의 증상은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과 가려움증, 복부팽만, 거미상 혈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손바닥이 붉게 되거나 손바닥의 조직이 두껍게 되고, 남성의 경우 유방이 커지고 고환이 줄어드는 증상을 동반한다

▲ 가장 확실한 치료법 ‘간이식’, 현실적인 문제는?

입원 환자입원 환자

급성 간부전이나 갑자기 악화한 만성 간부전의 경우 즉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주 모니터링해야 하는 경우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으며, 항생제, 고용량 N-아세틸시스테인(NAC), 활성탄 등이 투여된다. 또한, 독버섯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페니실린 G와 고용량 실리마린 투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간부전 환자에서 간이식은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수술이면서 고가의 비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돈과 기술이 있더라도 간이식 공여자가 부족한 우리나라 실정상 간이식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이 때문에 내과적 집중 치료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내과적 집중 치료는 간성뇌증와 뇌부종 치료, 감염치료, 혈액 응고 장애 교정, 위장관 출혈 예방 등 간부전 환자가 자연 회복 될 때까지 또는 간이식 받을 때까지 환자 상태를 유지 또는 호전시키는 최선의 치료를 말한다.

중증의 급성 간부전 환자가 간이식을 받지 않고 내과적 집중 치료만으로 자연 회복될 확률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적으로 20~25%정도이다. 단, 원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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