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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열나고 피곤할 때 의심되는 ‘간농양’

입력 2017.11.03 17:10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간농양(간고름집)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것을 말한다.
물론 정상인의 건강한 간은 무균 상태이며, 설사 간에 침입한다고 해도 간에 있는 대식세포가 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잡아먹어 제거하는 살균작용을 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간의 이러한 살균작용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간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간 조직이 손상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간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면서 세균, 기생충 등의 감염으로 농양이 형성될 수 있다.

간농양의 원인별 종류

간농양은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세균이면 화농성 간농양, 아메바(기생충)이면 아메바성 간농양으로 구분한다.

1. 화농성 간농양

면역세포가 간을 침범한 세균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해 생기는 화농성 간농양은 우리나라 간농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균을 초기에 제거하지 못하는 상황 즉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나 담석증, 간내 결석증, 담도암 등 담관이 막혀 세균이 역으로 침입했을 때 잘 발생한다.

당뇨병, 만성 신질환, 간경변(간경화)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화농성 간농양이 잘 생길 수 있다.

2. 아메바성 간농양

이질 아메바라는 기생충에 의한 간농양은 장에서 혈액을 타고 간까지 침범하여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위생환경이 좋아진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동남아시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등 위생환경이 좋지 못한 외국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한 경우에 아메바성 간농양 감염 위험이 커진다.

오들오들 발열, 오한은 간농양의 신호탄

발열발열

화농성 간농양 환자의 80%에서 발열, 오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그 외 상복부 통증, 식욕저하, 오심, 구토, 설사, 피로, 무기력, 황달, 체중감소 등이 있으며 대개 감염 후 2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아메바성 간농양의 경우에는 5~6개월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상복부 통증은 화농성 간농양 환자 10명 중 한 명 정도에서나 나타나는 증상이고, 대부분 피로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애매한 전신증상으로 원인을 바로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는 증상, 해외여행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간농양으로 의심되는 경우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함께 복부초음파나 CT검사를 통해 간농양을 확인하게 된다. 만약 아메바성 간농양이 의심된다면 항아메바 항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피로피로

간농양 치료 - 고름 없애고, 감염균 잡는 항생제 치료

아메바성 간농양은 고름을 제거하는 배농치료 없이 항생제 치료만으로 효과적으로 치료되며 치료한 지 3일 이내에 호전된다.

화농성 간농양은 배농치료가 중요하며 간에 생긴 고름집 안에 있는 고름을 제거해야 한다. 과거에는 간 일부를 절제해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절개 없이 배농관을 질러 넣어 고름을 배출하는 경피적 배농술로 치료한다.

만약 경피적 배농술로 효과적으로 농양이 제거되지 않으면 수술적 배농도 고려할 수 있다.

화농성 간농양의 항생제 치료는 초기 2~3주간은 주사제로, 이후 경구 항생제로 4~6주간 총 2개월 정도 진행하게 된다.

간농양을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들

- 50~60대
- 담석증, 담낭염 등 담도계 질환자
- 당뇨병 환자
- 신장질환자
- 간경변증 환자
- 간이식이나 담도계 수술 경험자
- 비위생적인 지역 여행자

간농양은 사실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만성질환이나 담도계 질환을 앓은 경우라면 특히 면역력이 저하되고 간에 세균이 침입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열이 나고, 오한이 생기는 등 간농양 증상이 동반되면 의사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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