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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검버섯, 기미와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17.12.08 16:57
  • 남상호·클린업피부과의원 전문의

검버섯은 표피의 각질형성세포로 구성된 사마귀 모양의 흔한 피부 양성 종양으로 연한 갈색에서부터 검정까지 그 색이 다양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붉은빛을 띠기도 한다. 검버섯을 다른 말로 ‘간반(肝斑, liver spot)’이라고도 부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얼굴에 얼룩 반이 생기면 간이 나빠서 그렇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기도 하지만, 비슷한 색깔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생리학적으로 간과 검버섯은 전혀 관련이 없다.

의학용어로는 ‘지루각화증(seborrheic keratosis)’으로 불리는데 이는 검버섯이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잘 생기고 또 그 표면에 기름기가 감돌기 때문이다. 또한 비교적 나이 든 사람에서 흔히 관찰되기 때문에 ‘노인성 반점(age spot)’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검버섯은 각자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 다양한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얼굴을 만지는 여성얼굴을 만지는 여성

검버섯과 비슷한 존재로 ‘일광흑자’란 것이 있다. 이는 검버섯과 유사한 모양이지만 융기가 전혀 없는 검버섯의 전 단계 병변으로 간주되며 세월이 가면서 점차 검버섯으로 바뀌어간다. 일광흑자는 20대부터 관찰되며 드물게는 20대임에도 불구하고 검버섯 형태를 제대로 갖춘 반점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검버섯의 경우 눈에 띄게 튀어나온 경우도 있지만 0.5mm 내외로 아주 미세하게 튀어나온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얼핏 보아서는 융기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므로 전문가가 보기 전까지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또한 검버섯은 기미와도 감별을 요한다. 임상에서 환자를 보다 보면 “자신의 얼굴에 기미가 있다"라고 내원한 환자들 중 절반은 기미가 아니라 검버섯일 정도로 많은 혼동을 초래한다. 기미는 경계가 불분명한 갈색 색소반으로 일반적으로 검버섯보다는 크지만 검버섯 크기 정도인 작은 기미도 간혹 있다. 어쨌든 검버섯은 크기가 더 작고 여러 개의 반점이 얼굴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나타난다고 알고 있으면 되겠다. 때로 피부암인 광선각화증,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과 유사한 모양을 나타내어 정확한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조직 검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검버섯의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비교적 나이 든 사람에 잘 생기므로 노화 과정이 그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가족력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처 또는 피부염이 있었던 자리, 그리고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자리에 잘 생기는 속성이 있다. 지루 부위인 얼굴, 흉부, 복부에 호발하나 두피, 목, 팔다리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손바닥과 발바닥에는 생기지 않는다. 대개 자각 증상은 없으나 때로 가려움증이 있을 수 있으며 시간이 갈수록 점차 색깔도 진해지고 더욱 두꺼워지며 표면은 기름기 있는 각질로 덮인다.

대개 자연 치유는 되지 않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아주 드물게는 악성 변화를 일으켜 피부암으로 이행될 수 있으므로 기존 병변에 특별한 변화가 생길 때에는 즉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한편, 가려움증을 동반한 다수의 병변들이 짧은 시간 내로 몸통에 광범위하게 생기는 경우 소화기 계통의 악성 종양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냉동치료, 전기소작술, 화학박피술, 레이저치료 등이 이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주로 레이저를 이용하여 치료한다. 한 번에 제거되는 경우도 있지만 추가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아무리 잘 제거되어도 미세한 얼룩은 남는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자외선 차단제를 잘 챙겨 바르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남상호 원장 (피부과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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