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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정맥 고혈압'도 주의 및 관리가 필요해

입력 2018.01.03 16:55
  • 반동규·포이즌의원 전문의

혈압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혈압을 떠올릴 것입니다. 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르고 있을 때 혈관 벽에 미치는 압력으로, 혈관의 이름에 따라 동맥혈압ᆞ모세관혈압ᆞ정맥혈압 등으로 구별되며,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말하는 혈압은 심장박동에 의하여 변동하는 동맥혈압을 뜻합니다.

일반인의 정상적인 동맥 수축기 혈압은 120mmHg, 확장기 혈압은 80mmHg로, 평균 동맥압은 100mmHg, 맥압은 40mmHg 정도이나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기도 하며, 이러한 기준보다 높을 때를 고혈압, 낮을 때를 저혈압이라고 합니다.

동맥 고혈압 증세가 발전하면 뇌졸중 및 동맥경화 등의 질병이 나타나게 되며, 이들 질병은 성인 3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동맥의 혈압과 관련된 질환은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더라도 대부분이 그 질환의 심각성과 함께 질병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대부분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맥 고혈압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인식을 잘 못하고 있으며, 질병 차원에서의 관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맥정맥

정맥 고혈압이란?

심장박동에 의해 발생되는 동맥과 달리, 정맥은 평상시에 혈압이 없습니다. 특히 정맥은 전체 순환혈액량의 70% 정도가 정맥혈관 내에 유지되어 있다가 근육의 수축, 이완운동이 발생될 때 비로소 압력이 형성되어 심장 쪽으로 이동하는 추진력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추진력을 제대로 얻지 못하였을 때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사람이 서 있는 자세가 되면 부위에 따라서 정맥압이 다를 수 있으며, 중력의 영향으로 머리의 음압은 약 -10mmH2O이지만, 다리 쪽으로는 약 40~80mmH2O 까지 압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다리의 정맥 벽이 가장 확장한 상태가 됩니다.

직립보행을 하고 심장의 위치에서 발생하는 음압의 차이는 당연한 일이나, 이러한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방치하여 정맥의 압력이 항상 높게 유지되는 것을 ‘정맥 고혈압’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정맥 고혈압은 누구에게서 잘 나타날까?

정맥 고혈압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을 비롯하여 움직임이 적은 사람, 특히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 그리고 젊은 여성들 및 수험생입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정맥 고혈압이 잘 나타나게 되는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쉽게 납득이 되겠지만, 수험생을 비롯한 비교적 편하게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들 그리고 젊은 여성들에게서 정맥 고혈압이 발생되는 원인은 다소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들 및 젊은 여성에게 있어서 정맥 고혈압을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장딴지 근육(muscle pump)의 근펌프운동 부재 및 올바르지 않은 자세 및 운동부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가만히 서있는 것 자체가 음압의 상승으로 연결돼 정맥 고혈압 상태를 유지시키게 됩니다. 반대로 앉아만 있는 경우는 음압은 다소 낮지만 장딴지 근육(muscle pump)의 근펌프운동이 없기에 음압의 상승이 다소 낮은 것이지 음압 자체가 낮은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앉아서 다리를 꼬고 앉는 생활습관은 음압이 높아진 상태에서 압력을 가하는 격이 됨으로 음압의 상승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정맥 고혈압의 문제점은?

정맥 고혈압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거나 반복되었을 경우 일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다리의 부종을 비롯하여 족저근막염 및 근육염좌, 하지정맥류,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지만 심각한 경우 임파부종 및 심부정맥혈전증까지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맥 고혈압은 음압이 낮은 하지(다리)에서 주로 나타나게 되며, 특히 초기 정맥 고혈압의 경우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단순부종 및 손발의 저림, 차가운 느낌 등의 증상만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를 놓치고 지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맥 고혈압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자고 일어난 아침 혹은 휴일에는 괜찮다가도 조금만 움직여도 다리가 퉁퉁 붓고 피로감이 빨리 나타난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정맥 고혈압 상태로 들어섰음을 의미합니다.

정맥 고혈압의 예방법?

다양한 증상 및 질병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정맥 고혈압에 있어서 조기발견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맥은 압력이 없기 때문에 동맥에서 혈압의 수치를 측정하듯 일상에서 간단하게 측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정맥의 혈류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광혈류량측정기(PPG-Photo plethysmo graphy)를 이용한 정맥의 혈량과 정맥혈의 박출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유일합니다. 혈관 속 적혈구의 적외선 흡수량을 측정하여 정맥기능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정맥 재충전시간을 확인하는 것으로 일부 대학병원 및 하지정맥류 전문병원에서 검사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운동 및 생활습관 개선 등 적절한 예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발가락, 발, 발목, 다리, 복부 및 생식기 부위가 붓는 사람은 즉시 전문의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맥 고혈압 예방법

1. 혈관질환에 공통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흡연 및 과도한 음주를 삼간다.

2. 이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며, 염분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3. 무리한 운동은 피하되, 하루 1시간 이상의 꾸준한 운동과 함께 평소 간단한 스트레칭을 생활화한다. 걷기, 수영, 가벼운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및 요가 등을 추천한다.

4. 부종이 있거나 위험성이 있는 발과 다리는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보습제를 바른다.

5. 다리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동작들(장시간 서있기, 다리 꼬고 앉기 등)을 피한다.

6. 조이는 밴드가 있는 양말이나 스타킹 그리고 속옷을 신거나 입지 않는다.

7. 다리의 부종이 지속 시에는 주치의와의 상담 후 적절한 압력이 유지되는 압박스타킹을 착용한다.

8. 사우나 및 목욕탕 등 다리에 급격한 온도 차이를 주는 일을 피한다.

9. 다리가 햇빛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가급적 삼간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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