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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 가장 주목해야 할 건강 트렌드 10

입력 2018.01.08 16:27
  • 최정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새해가 밝았다. 언제나 주기적으로 맞이하는 일상의 한순간이지만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 명명한 희망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 더 나은 삶을 누리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건강한 생활을 돕고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아이템과 트렌드를 소개한다. 토마스 헉슬리가 “인생의 위대한 목표는 지식이 아닌 행동”이라고 말했듯 건강한 삶의 핵심은 실천이다.

식물로 인테리어를 하는 플랜테리어식물로 인테리어를 하는 플랜테리어

공기 정화와 플랜테리어

전 세계가 미세먼지의 공격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노화와 발암을 촉진하는 미세먼지의 위협으로 공기청정기와 정화 식물은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공기정화 식물을 인테리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플랜테리어(Planterior)’도 인기다.

폼알데하이드 제거에는 보스턴고사리ᆞ아이비ᆞ인도고무나무를, 암모니아 제거에는 관음죽ᆞ맥문동ᆞ벤자민고무나무를,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제거에는 대나무야자ᆞ산세베리아ᆞ안스리움 등을 추천한다. 행운목ᆞ마코야나ᆞ알로카시아는 톨루엔 등 화학물질 제거를 돕고 스파티필룸ᆞ크로톤ᆞ팔손이 등은 음이온 발생을 촉진하며 아레카야자ᆞ테이블야자ᆞ홍콩야자 등은 증산작용이 탁월하다. 미항공우주국에서도 공기 정화 식물의 효과를 인정했으니 믿고 의지해도 좋을 듯하다. 유럽에서는 벽면 전체를 공기 정화 식물로 제작하는 바이오 월(Bio wall)이 유행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상용화되기를 기대해본다.

당이 없거나, 탄수화물이 적거나

당과 탄수화물을 건강 유지와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기는 추세가 지속될 예정이다. 설탕이나 꿀, 과당 등은 단순 당, 즉 단당류에 속하고 밥, 옥수수, 감자 등의 탄수화물은 다당류로 구성된다. 당과 탄수화물 섭취를 적당히 줄이면 체지방 축적을 막을 수 있고 비만과 당뇨를 비롯한 각종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가 하루 당 섭취 권고량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5% 미만, 즉 25g 정도로 줄이라고 권고할 만큼 세계적으로 과도한 당 섭취를 경계하는 추세다. 전 세계 인구 4명당 1명이 설탕 중독이며, 1인 평균 설탕 소비량이 매주 약 410g인 영국에서는 국가적으로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을 정도다. 현재 영국 국민의 62% 이상이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이고 2025년에는 500여만 명이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시라사와 타쿠지 의학 박사는 <탈 설탕 선언>에서 "설탕 중독이 비만은 물론 노화, 당뇨병, 암을 유발한다"라고 경고하고, 내과 전문의 제이코 테이텔바움 박사는 <설탕 디톡스>에서 “설탕만 끊어도 만성 피로 증후군과 생리 전 증후군을 완화할 수 있으며 갱년기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니 새해 목표를 저당으로 잡아보는 것이 어떨까.

설탕을 들고 있는 의료진설탕을 들고 있는 의료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설탕 소비가 줄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설탕 시장 규모가 2013년 2309억7600만 원에서 2016년 1511억6000만 원으로 34.6% 감소했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전반적으로 알게 모르게 설탕 섭취를 줄이고 있는 것. 저당 또는 무당 식습관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부담스러워할 필요도 없다. 헬스 칼럼니스트 캐서린 바스포드는 <설탕, 내 몸을 해치는 치명적인 유혹>에서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물에 6~12티스푼의 설탕을 섞어 마시는 셈”이라고 설명하니 일상에서 탄산음료 한 잔만 덜 마셔도 상당량의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슈퍼 커피와 골든 밀크

데이브 아스프리가 <최강의 식사>에서 케토제닉 다이어트의 핵심 메뉴로 소개해 화제가 되었던 방탄 커피의 여세를 몰아 다양한 이색 커피가 등장했다. 코코넛오일과 같은 중쇄지방산오일을 첨가해 만든 방탄 커피에 이어 콜라겐이나 마카 추출물을 더한 ‘슈퍼 커피’가 나타난 것. 커피 한 잔으로 피부 재생을 돕거나 노화 방지 효과를 얻고 싶은 욕심이 엿보이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입증된 효능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골든 밀크’는 항암 효과가 강력하다는 강황 가루를 물이나 우유에 타 먹는 터메릭(Tumeric) 라떼로 미국에서는 골든 밀크 전용 파우더를 출시할 만큼 건강 음료로 인정받고 있다.

HIIT가 대세, 하지만 LISS도 좋아요

해마다 새해의 유망 피트니스 트렌드 순위를 선정하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 고강도 인터벌 운동(HITT)을 올해의 1순위 피트니스로 꼽았다. 고강도 운동은 맥박수가 평소보다 50~80회 증가하고 최대 심박수가 70~85%에 이르는 운동으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대 속도로 자전거를 타거나 수영, 농구와 축구 등을 하는 것이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은 버피 테스트처럼 짧은 시간 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산소성 근력 운동을 반복하는 것으로 체중 감량과 체력 증진 효과가 상당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은 장기에 부담을 주거나 근육이 녹는 횡문근융해증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칭하는 여성스트레칭하는 여성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았거나 근력이 낮은 사람은 저강도 지속 운동, LISS(Low Intensity Steady State)로 운동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 걷기, 요가, 스트레칭 같은 저강도 지속 운동은 몸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신체 균형 조절, 신진대사 증진, 전반적인 체력 강화,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 등을 돕는다. 저강도 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저강도 근력 운동과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

홈트의 진화, 주문형 워크아웃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운동 지도를 받거나 그룹 운동 수업에 참여하는 이도 많지만 ‘홈트’, 즉 집에서 홀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을 즐기는 이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홈트는 이제 더 이상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사실. ‘온디맨드 워크아웃(On-demand workout)’, 즉 인터넷을 통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가상 클래스에 가입하거나 유료 운동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운동 수업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데일리번(dailyburn.com), 피지크57(physique57.com), 비치바디(beachbody.com) 등이 있다.

마음챙김과 명상

여전히 혼돈과 불안정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심적으로 의지할만한 대상을 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우리나라에서는 마음챙김으로 통하는 이론은 남방 불교에서 2천 년 이상 수행되던 의식과 명상을 현대인의 삶에 알맞게 적용한 수련법이다. 마음챙김 이론의 대가인 하버드대학교 엘렌 랭어 교수는 저서 <마음챙김>에서 “마음을 이 순간에 충실하게 두고 현실을 수용하며 모든 상황을 마음의 상태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마음챙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 직관과 인식을 위한 명상이며 명상은 심호흡을 통해 더욱 빠른 심적, 육체적 개선 효과를 선사한다.

명상을 하는 여성명상을 하는 여성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전문의 역시 심적 안정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심호흡과 점진적 이완 요법을 권한다. “매일 10분가량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후 호흡을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열을 세면서 숨을 천천히 내쉬세요. 우리는 평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근육이 긴장된 상태로 지내게 됩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안면 근육 및 팔과 다리 근육에 집중하면서 한 부위씩 힘을 빼는 점진적 이완 요법을 통해 긴장 완화를 도울 수 있습니다.”

건강한 지방이 필요해

케토제닉 다이어트에서는 몸에 좋은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섭취하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몸에 좋다는, 건강한 지방은 무엇일까? 지방 함량이 높은 견과류를 건강식품으로 꼽는 것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지방산을 하루 500mg 이상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심혈관계 질환이 있다면 1일 1,000mg을 섭취하라고 권고한다.

건강한 지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GMO의 우려가 있는 옥수수기름이나 콩기름 대신 호두로 만든 월넛 오일, 사차인치로 만든 스타시드 오일 등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요즘에는 아보카도 오일도 소개되어 화제다. 아보카도 오일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상당하며 발연점이 높아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메가3지방산에 이어 오메가9지방산의 효능도 주목하는 추세다. 주로 올레산으로 구성된 오메가9지방산은 건강에 유해한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유익한 HDL 콜레스테롤 농도는 유지시켜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추천할만하다. 올리브 오일과 스타시드 오일 등에 풍부하지만, 고온에서 가열하면 트랜스지방산으로 변질될 수 있으므로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요가는 도구와 함께

대표적인 맨몸 운동으로 여겨지는 요가이지만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도구를 사용하면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전통 요가에서도 로프와 의자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 ‘아헹가’ 수련법을 찾아볼 수 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소도구는 ‘요가 휠(Wheel)’이다. 지름이 약 30cm, 폭이 13cm 정도인 원통으로, 필라테스의 폼 롤러처럼 다양한 부위와 동작에 사용이 가능하다. 요추, 경추, 후두를 롤링하거나 각 관절과 근육 스트레칭을 도울 수 있고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할 때 몸을 지지해 바른 자세 유지에 효과적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남성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남성

머무르는 여행, 스테이케이션

슬로 라이프, 천천히 여유롭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신없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는 것조차 버거운 현대인에게 머무는(Stay) 휴가(Vacation)인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라이프 트렌드 2018>에서는 이를 '사생활의 진화'라고 표현하며 호텔에서 휴식을 누리며 바캉스를 보내는 ‘호캉스’에 이어 집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홈캉스’와 ‘홈스케이프’를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혼족’의 라이프스타일과 일상에서 잠시라도 평화와 안정감을 찾는 덴마크식 ‘휘게’가 묘하게 혼재하는 삶이 대세인 것. 집에 혼자 있어도 즐겁고 당당하게 홈캉스를 즐길 수 있다니 휴가에는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강박에서 이제는 자유로워지자.

작지만 확실한 변화, 마이크로 체인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확실하게 추구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소확행’처럼 삶의 작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내가 될 수 있다는 ‘마이크로 체인지’가 화제다. 올해 안에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하겠다거나 세계 일주를 하겠다는 등 다소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매일 아침 30분씩 조깅을 하거나 가보고 싶은 나라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를 보겠다는 등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대단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행동으로 체중 조절 효과를 얻는 니트(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 다이어트 역시 이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니트 다이어트의 효과는 움직임이 많을수록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로 입증되기도 했다. 케이크 한 조각, 밥 한 숟갈을 덜 먹고 한 걸음만 더 걸어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마이크로 체인지를 실천한다면 올해 우리의 건강지수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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