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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장 인근 주민 ‘염색체 이상’ 나타나

입력 2018.01.09 18:23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인근에 거주하다 두 차례의 핵 실험 이후 탈북한 북한 주민 2명에게 피폭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염색체 이상이 나타났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예상되는 피폭 방사선량은 2명 중 높은 사람이 누적 394밀리시버트에 달해 핵실험에 의한 방사선의 영향이 의심된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394밀리시버트라는 수치는 과거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 중심에서 약 1.6km에 해당하는 지역의 초기 방사선량에 해당한다.

풍계리 주변에서는 최근 핵실험의 영향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어 피해 규모에 대한 실태 파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지도와 핵 표시북한지도와 핵 표시

탈북자 현황 조사 등을 다루는 민간연구기관 ‘SAND 연구소’는 2016년 7, 8월과 작년 9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길주군 출신 주민 21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에 관한 청취 조사를 실시한 결과 두통과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SAND 연구소가 2016년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의뢰해 실시한 방사선 피폭 검사에서는 핵실험장에서 약 27km 떨어진 곳에 거주하며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경험한 후 2011년 탈북한 40대 여성의 혈액 림프구 염색체에서 방사선에 피폭되었을 때 생기는 염색체 이상이 발견됐다. 피폭 방사선량은 누적 320밀리시버트였다.

통일부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도움을 받아 작년 11월 길주군 출신의 다른 주민 30명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핵실험장 인근에 거주하며 2006년과 2009년 핵실험을 경험하고 2012년 탈북한 40대 남성에게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됐으며 추정 피폭 선량은 누적 394밀리시버트였다.

그러나 북한의 거주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핵실험의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한국 통일부의 입장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 데이터들과 관련해 일본의 방사선 전문가 호시 마사하루 히로시마 대학 명예교수(방사선 생물 물리학)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가스 및 분진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세슘 수치 등 체내 오염에 관한 데이터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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