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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와 같은 척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입력 2018.01.19 17:31
  • 박권희·새우리남산병원 전문의

유튜브 영상에서, 한 건축 현장을 지나던 고양이가 살짝 건드린 구조물 하나로 인해 70% 정도 완성된 건축물이 모두 붕괴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놀라운 광경에 입이 떡 벌어지곤 했지요. 잘 살펴보면 우리 몸도 이런 건축 구조물과 많이 닮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특히 척추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척추척추

경추, 흉추, 요추, 천추로 이어지는 척추 구조 또한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 경추는 C자로, 또 아래로 내려오면서 허리는 완만한 역 C자로, 그 아래로 골반으로 이어지면서 또 C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안정적인 척추 구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중 경추가 일자목이나, 거북목 등의 영향으로 틀어지게 된 경우, 움직임에 있어 쓰지 않아도 되는 근육을 쓰게 되어, 허리, 골반에도 점차 무리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목이 C자로 안정적인 경우 5kg 하중을 견디면 된다지만, 일자목이나 거북목을 통해 일반에 벗어나는 유형의 체형이 되는 경우 13~15kg 그 이상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힘을 써야 하므로, 일반보다 목 근육, 승모근 근육이 바쁘겠지요. 이 근육들 또한 척추들과 다 유관되어 있어 흉추가 함께 조금씩 미세하게 틀어질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힘든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사실 일자목이나 비만으로 뱃살이 심하게 나와 요추의 전만 각도가 과하게 크다거나, 혹은 각도가 거의 없다거나 하는 등의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척추 또한 잘못된 수면 자세, 오랜 운전이나 다리 꼬기 등의 요인 등으로 인해 불거진 골반 틀어짐 중 한가지라도 겪는 사람이 없지 않을 정도로 척추 질환이 흔한 것이 사실입니다.

골반 틀어짐이 생기면 틀어진 반대 방향으로 하지 근육 또한 돌아가려는 특성을 보입니다. 엉덩이 골반을 통해 서 있고 걸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한쪽으로 틀어지게 되면, 양쪽 다리, 발, 발바닥이 받는 압력, 하중 자체도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이를 통해 추운 겨울 딱딱한 밑창이 있는 신발을 신고 다니시는 분들에게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아픈 쪽 발로 디디는 것이 더욱 조심스럽게 됩니다. 앉았다 일어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질환의 시작이 단순 족저근막염 그 자체일 수도 있으나, 이 질환의 시작이 목인지, 허리인지, 골반인지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반드시 확인을 해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처방에 따라 재활치료사가 시행하는 도수치료, 재활치료 등의 치료를 받는 것도 큰 도움을 주는 방법입니다.

척추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기관이 다 이러한 원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과정이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작이 없어야 하겠죠. 척추 중 어느 한 부분의 문제도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이러한 관리가 어렵다면, 반드시 근원이 되는 문제를 병원에 내원하여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를 받기를 권장 드립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권희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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