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날씨가 추워서인지 요새 들어서 이가 시리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차가운 음식을 드실 때뿐만 아니라 칫솔질을 하거나 약간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드실 때에도 치아가 시리거나 통증을 느낀다고 하십니다.

이는 성인의 8~57%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며, 잇몸 질환이 있는 경우 2/3 이상이 경험하는 치아가 시리는 증상은 사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습니다.

칫솔질을 너무 세게 해서 치아가 파인 경우뿐만 아니라 잇몸이 나빠져서 잇몸이 뿌리 방향으로 내려간 경우, 딱딱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이갈이 혹은 이를 꽉 무는 습관 등으로 치아 마모가 많이 일어났거나 치아에 금이 간 경우, 치아가 썩은 경우, 씹는 힘이 너무 강한 경우 등등 시린 증상을 야기하는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단지 시린이 치약을 사용한다거나 그냥 참고 방치하게 되면 오히려 병을 치우게 되겠지요.

이런 많은 지각 과민증의 원인 중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치아의 윗부분과 잇몸 부분의 경계면이 파여서 시린 경우입니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치경부 마모(cervical abrasion)라고 부르며 엄밀하게 말하면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치경부 마모증(Cervical Abrasion)은 치아의 윗부분(crown)과 뿌리 부분(root)의 경계면(치경부)이 파인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 잘못된 양치 습관입니다. 좌우로 강하게 문질러야 깨끗이 닦인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이런 경우 지각 과민증뿐만 아니라 치아의 형태적인 손상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칫솔질을 오랫동안 옆으로 하거나 혹은 전동칫솔을 오래 잘못 사용하게 되면 치약의 마모제 기능으로 인해 치아 옆면이 파이게 되어 치경부의 얇은 법랑질과 뿌리를 덮고 있는 백악질이 닳아나가 그 아래 상아질이 드러나 치아가 시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치료는 치아색이 나는 레진이나 글래스 아이오노머 등으로 파인 부분을 메우고 재료의 탈락을 방지하기 위해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교육받을 것과 전동칫솔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유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위의 치경부 마모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난 칫솔질도 옆으로 하지도 않고 전동칫솔을 마구 쓰지도 않는데 왜 옆이 파이고 시리죠?"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치경부 마모증(cervical abrasion)만 가지고는 찾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칫솔질도 옆으로 하지 않는데 옆면이 왜 파이고 시린 걸까요?

오히려 치경부 마모보다 훨씬 많이 관찰되는, 치아가 시린 원인으로는 ‘치경부 굴곡파절’이 있습니다.

치경부 굴곡파절이라는 단어 abfraction은 마모증인 abrasion과 파절이란 뜻의 fracture가 합쳐진 말로, 치아가 칫솔질에 의해 파인 것이 아니라 치아의 윗부분과 뿌리 부분의 경계면(치경부)이 깨진 것을 말합니다.

사실 치경부 마모증과 굴곡파절을 정확하게 형태상으로 구별하기는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깨지는 원인은 치아가 과도한 힘을 오랫동안 받을 때 단단한 치아의 윗부분과 덜 단단한 뿌리 부분의 경계면에 힘과 스트레스가 집중되어 치아 옆면이 깨지게 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치경부 굴곡파절의 형태는 치경부 마모증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넓고 둥근 형태의 파임보다는 깊고 좁으며 눈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건들면 매우 시려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깨지는 원인은 위에서도 설명했듯 치아에 가해지는 과도한 힘이 그 원인입니다. 잠 잘 때 치아를 꽉 무는 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이갈이가 있는 경우, 혹은 치아가 빠져서 남아 있는 치아들이 힘을 너무 과도하게 받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치료는 역시 치아의 파인 부분을 레진이나 글래스 아이오노머 등으로 메울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이가 시리거나 오히려 씹는 것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은 원인을 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파여서 시리다고 무조건 메우고 보자는 것보다는 환자와 의사 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치료의 한계점도 미리 인지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요? 치아가 시리면 무조건 참지는 마시고 병원에 오셔서 정확한 상담과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안상훈 원장 (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