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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물사마귀, 자꾸 번지는 이유는?

입력 2018.02.19 10:05
  • 유병국·노들담한의원 한의사

이번 겨울은 연이어 한파주의보가 나올 정도로 유난히 날씨가 춥습니다. 춥고 건조한 이런 날씨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바로 아이들의 건강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움츠러들게 됩니다. 당연히 면역력도 저하되기 쉽습니다. 특히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소아)들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면역력이 약할 때 찾아오는 질환은 기침 감기, 콧물감기 등 비교적 흔한 증상 외에도 물사마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몇 주만 보아도 물사마귀로 내원하는 어린이들이 늘었습니다. 아이 얼굴에 뭔가 난 것 같으면 부모님들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단순한 뾰루지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그러한 뾰루지들이 점점 커지고 번지면서 부모님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대수롭지 않던 뾰루지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곧장 소아청소년과, 피부과로 달려가서 받은 진단 결과는 ‘물사마귀’인 사례가 많습니다.

어린이어린이

때에 따라서는 ‘그냥 사라질 수 있으니 지켜보자’라고 이야기하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많은 경우 물사마귀를 직접 짜거나 터뜨리는 치료를 받게 됩니다. 문제는 제거 치료 이후에 오히려 더욱 심하게, 넓게 번지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일부 부모님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 직접 짜주거나 민간요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는 시중에 나오는 크림, 연고 등 아이 물사마귀에 좋다는 제품들을 구입해 발라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생기는 물사마귀, 도대체 왜 치료를 해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번져가기만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물사마귀의 발생 원인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입니다. 물사마귀는 몰로스컴바이러스(MCV)라고 하는 ‘피부면역질환’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는 병입니다. 성인보다 면역력이 완성되지 못한 어린이들이 걸리기 쉬운 질환이기도 합니다.

물사마귀 조직 안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는 짜거나 터뜨려서 조직이 파괴됨과 동시에 전염을 일으킵니다. 사마귀 안에 있던 바이러스가 피부 밖으로 나와 주변으로 확산, 재감염되는 것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손댄 것인데,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전염된 주변 피부로 물사마귀가 번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추가, 확산, 재발을 거듭하게 되는 것입니다. 단순한 제거 치료 이후에 물사마귀가 더욱 번지는 이유, 바로 병의 원인인 바이러스를 해결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물사마귀가 번지지 않도록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개선해야 합니다. 면역기능이 좋아지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며, 신체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힘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보이는 물사마귀(병변)는 저절로, 자연스럽게 소멸합니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증강되면, 물사마귀 조직은 부풀어 오르는 형태를 보이며 커지다가 저절로 터지면서 사라집니다. 물사마귀 조직 안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붉어지고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낫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제거’방식은 물사마귀를 번지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아이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합니다. 통증이 심하기 때문이죠. 통증 때문에 아이가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찾아오는 물사마귀, 아이가 원하고 아이 몸이 원하는 자연스러운 치료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유병국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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