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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알레르기성 결막염, 시력에도 영향을 줄까?

입력 2018.05.23 14:36
  • 우성욱·서창밝은안과의원 전문의

누구나 기다릴법한 따뜻한 봄이지만, 때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는 불청객을 만나야 하는 사람들에겐 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날씨가 따뜻해서 밖에 나갔다가 눈에 이물감이 생겨서 비볐더니 눈꺼풀이 붓고 눈에 물이 찬 것처럼 징그럽게 변했어요”

봄철엔 이 같은 호소를 하면서 내원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전형적인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소견이다. 특히 계절마다 반복되는 것을 계절성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동물의 털이나 특정 물질을 접촉했을 때 생기는 결막염을 통년성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의한 결막부종 (자료제공 = 우성욱 원장)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의한 결막부종 (자료제공 = 우성욱 원장)

△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의한 결막부종 (자료제공 = 우성욱 원장)

알레르기는 특정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거나 접촉되었을 때 우리 몸이 보이는 과민한 반응이다. 주로 염증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에 염증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봄철에는 나무 또는 꽃가루,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는 풀꽃가루, 늦은 여름에서 초가을에는 돼지풀이 대표적인 알레르기 항원이다. 통년성 알레르기의 원인으로는 집 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과 비듬, 곰팡이류가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려움증이다. 가렵다고 비비게 되면 눈꺼풀은 부어오르고 눈은 충혈되거나 물집이 생기는 것처럼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눈물흘림증과 끈적한 눈곱이 생기게 된다. 증상이 급성으로 생기고 아주 심하게 붓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밤에 응급실로 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계절성 결막염은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눈의 구조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말고(비비게 되면 다른 종류의 결막염이나 다래끼가 병발할 수 있다) 냉찜질을 하며 결막염 정도에 따라 인공누액을 차갑게 해서 자주 점안하고 항알레르기성 안약을 점안하게 되면 대부분 하루 이틀 만에 증상과 소견이 많이 완화된다. 다만 이러한 계절성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감별해야 할 것이 봄철 각결막염과 아토피성 결막염이다. 이러한 병들은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고 주의 깊은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이 생겼을 때는 꼭 안과에 내원하여 진료를 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눈을 비비는 남성눈을 비비는 남성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계절성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꽃가루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보호 안경을 착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외출 후에는 손을 잘 씻는다. 해마다 같은 시기에 결막염이 생긴다면 염증세포를 안정시켜주는 안약을 그 시기에 예방적으로 점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통년성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지 청소나 집 청소를 자주 하고 침대나 소파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커버를 씌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털을 가진 동물은 애완용으로 기르지 않거나 털 관리를 꼼꼼하게 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생기더라도 눈을 만지거나 비비지 않으며 인공누액을 차갑게 해서 점안하고 렌즈 착용을 자제하면 심하게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계절마다 생기는 꽃가루와 더불어 요즘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주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와 국가적인 대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우성욱 원장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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