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임신하면 나타나는 여러 증상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허리통증’이다. 하이닥 상담의사 이고은 원장(서울 척병원 임신요통클리닉)은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의 경우 산전검사로 산부인과 검진은 많이 챙기면서도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와 골반 건강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골반 건강이 여성 건강을 좌우한다고 강조하는 이고은 원장은 저서 <임신 전후 통증과 체형 바로잡는 골반 리셋 클리닉>을 통해 임신 전·중·후의 골반 및 척추 건강의 중요성과 올바른 관리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이고은 원장과 함께 임신 전 척추와 골반 검진의 중요성과 자가진단법에 대해 알아본다.

Q. 임신 전 산점검사로 ‘척추와 골반 건강’에 대한 체크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그렇다. 예전보다 결혼시기가 늦어지면서 30대가 지나서 결혼, 임신, 출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무직으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은 주로 앉아서 일하는 근무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디스크, 척추측만증, 근막동통증후군 같은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요즘 20-30대들은 자신의 척추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볼 기회가 부족했다.

임신과 함께 따라오는 체형 변화와 출산 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 엄마의 척추와 골반 건강이다. 실제로 임산부의 70%가 요통을 경험한다. 임신 과정을 거치면서 체중 증가, 호르몬 변화, 체형 변화 등이 허리와 골반에 부담을 주고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리 통증 예방을 위한 사전 점검이 중요하며 엑스레이나 골밀도 검사, MRI 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통해 진단명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Q. 척추나 골반에 문제는 없는지 간단히 체크해볼 수 있는 방법은?

물론 통증이 가장 명확한 신호이지만, 삐뚤어진 체형과 자세가 질병을 일으키기에 간단한 자세 점검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먼저 양 발을 11자로 나란히 붙이고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음 자세들을 점검해본다. 이때 타일 앞에 서서 자세를 점검하면 타일의 직선 간격을 이용해 좌우 체형을 좀 더 잘 비교할 수 있다.

아래 각 항목에 해당하는 자세라면 척추와 골반의 불균형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정면을 바라보고 선 자세]

① 허리 라인에서 팔까지의 간격이 양쪽이 다르다.
② 한쪽 골반 높이가 다른 쪽보다 높다.
③ 머리가 몸의 가운데 위치하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④ 한쪽 어깨가 다른 쪽보다 높다.
⑤ 한쪽 날개뼈가 등 뒤로 튀어나와 있다.
⑥ 갈비뼈 한쪽이 다른 쪽보다 튀어나와 있다.

[정면을 바라보고 옆으로 선 자세]

① 옆에서 봤을 때 머리가 어깨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
② 옆에서 봤을 때 아랫배와 허리가 앞으로 나와 있다.
③ 옆에서 봤을 때 윗등이 뒤로 많이 굽어 있다.

[앞으로 굽힌 자세]

① 양쪽 윗등이나 허리 높이가 다르다.

[누운 자세]

① 양쪽 무릎의 높이가 다르다.
② 다리가 벌려지는 정도가 양쪽이 다르다.

Q. 임신 전 척추나 골반 건강에 별 문제가 없다면 안심해도 될까?

척추나 골반 부위에 문제가 있다면 임신·출산 전 치료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문제가 없다고 해서 절대 안심은 금물이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도 거뜬히 버텨낼 튼튼한 척추와 골반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임신 기간을 거치면서 척추와 골반 주위 근육과 인대 등은 늘어나고 변형될 수 있다. 이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형을 바로잡고 코어근육을 미리 키워야 한다. 그래야 골반 주위 근육들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골반의 비틀림이나 통증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Q. 척추와 골반을 위한 간단한 운동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척추와 골반 교정을 위한 간단한 운동법을 소개한다.

[뒤허리 늘리기]

배가 나오면서 앞으로 휜 허리와 골반을 제 위치로 교정하기 위해 잠들어 있던 복근을 깨우는 운동이다. 허리 통증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체형 교정에 가장 중요한 운동이다.

척추를 길게 펴고 허리를 세워 앉은 자세에서 들숨에 좌우 갈비뼈가 아코디언처럼 옆으로 벌어지도록 하고, 날숨에 꼬리뼈가 살짝 앞으로 밀리면서 배꼽이 등 쪽으로 가까워지도록 복근을 수축시킨다. 이때 앞으로 휜 허리가 살짝 굽혀지면서 직선으로 길어진다. 날숨 자세를 5초간 유지하며, 5회 반복한다.

[다리 뻗기]

윗몸 일으키기와 같이 강도 높은 운동을 하기 힘든 임산부가 복근과 다리 힘을 키울 수 있는 안전한 운동이다. 또한 분만 시와 비슷한 자세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복근과 다리 근육이 자세를 기억하도록 하여 순산에도 도움이 된다.

짐볼에 상체를 기대고 한쪽 다리를 무릎을 굽혀 가슴 높이까지 들어 올린다. 들숨에 좌우 갈비뼈가 아코디언처럼 옆으로 벌어지도록 하고, 날숨에 한쪽 무릎을 펴서 다리를 뻗는다. 좌우 각각 10회씩 반복한다.

[골반 앞 장요근 늘리기]

앞으로 휘는 허리로 인해 골반 앞 근육인 장요근이 짧아지고 긴장하기 쉽다. 장요근 늘리기를 통해 체형 회복은 물론 허리와 골반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양쪽 다리는 발이 무릎보다 앞으로 나가게 하여 무릎을 굽혀 세우고, 뒤쪽 다리는 무릎을 굽혀 바닥에 닿도록 한다. 들숨에 척추가 길게 펴지도록 숨을 들이쉰 후 날숨에 양쪽 다리 무릎이 바바닥 위에 오도록 상체를 앞으로 이동하여 뒤쪽 다리 골반 앞 장요근이 스트레칭되도록 한다. 날숨 자세를 5초간 유지하며 좌우 각각 3회씩 반복한다.

<도움말 및 사진제공 = 하이닥 상담의사 이고은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참고도서 = 임신 전후 통증과 체형 바로잡는 이고은 원장의 골반 리셋 클리닉 / 이고은 저 / 가디언 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