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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임산부 위협하는 ‘주산기심근증’, 임신성 당뇨 있다면 조심

입력 2018.05.25 15:18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주산기심근증은 출산 전후 산모의 좌심실 확장으로 수축 기능이 약화하면서 심부전을 일으키는 임신 합병증으로, 드물지만 사망률과 재입원율이 높아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주산기심근증의 발생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빅데이터를 토대로 2009~2013년 사이에 출산한 산모 가운데 주산기심근증이 발생한 산모의 빈도, 위험인자, 입원 중 사망 등을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분석했다.

해당 기간 동안 총 140만 건의 출산 중 795명의 주산기심근증 환자가 발생해 발생빈도는 1741분만 당 1명꼴로 분석됐다. 이전의 해외 연구에서는 주산기심근증의 발생빈도가 300분만 당 1명에서 4000분만 당 1명으로 국가 및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보고됐으나, 국내 발생빈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누워 있는 임산부누워 있는 임산부

임신성 당뇨와 초산, 주산기심근증의 위험인자

주산기심근증의 위험인자 분석에서는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임신성 당뇨가 있는 경우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출산이거나 한 번에 둘 이상의 태아가 임신되는 다태 임신인 경우에도 위험도가 증가했다. 이외에도 주산기심근증 환자는 제왕절개술을 한 경우가 더 많았고 태반 조기박리, 자궁동맥색전술, 자궁적출술도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임신성 당뇨는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주산기심근증의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기존에는 두 차례 이상 임신한 경우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초산인 경우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인자 많아질수록 발생위험 기하급수적 증가

위험인자(고령임신, 전자간증, 임신성 당뇨, 초산, 다태 임신, 제왕절개 및 출산 합병증)가 추가될수록 주산기심근증 발생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인자가 하나도 없는 산모에 비해 6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가진 산모의 주산기심근증 발생 위험도는 200배나 높았다.

주산기심근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1%로 나타났으며, 이는 정상산모의 원내 사망률인 0.01%에 비해 100배나 높은 수치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이선기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주산기심근증 발생위험이 높은 산모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조기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산기심근증이 만성 심부전으로 발전해 영구적인 심장 손상이 발생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막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저널인 ‘Circulation: Heart Fail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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