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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스러운 영유아 질염, 어떻게 치료할까?

입력 2018.06.19 09:00
  • 오유리·유리움한의원 한의사

날씨가 조금씩 더워지면서 여성 외음부의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질염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질염은 보통 초경을 시작한 이후의 여성이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유아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린 딸아이가 질염인 것 같은데 이렇게 어린아이들도 질염에 걸릴 수 있는지 걱정스럽게 문의하시는 어머니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아 질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손가락을 빨고 있는 여자 어린이손가락을 빨고 있는 여자 어린이

일반적으로 질염은 제2차 성징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무래도 초경을 시작하고 나서 분비물이 늘어나고 생리 주기에 따라 분비물 증감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분비물 증가가 기타 증상이 동반되며 염증으로 이어져서 질염을 호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영유아들, 어린이들도 의외로 질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 2세 미만의 영유아

기저귀를 차는 아기들은 오랫동안 젖은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 기저귀 발진이 생기곤 합니다. 기저귀 발진이 분포하는 곳이 외음부~항문 부근이기 때문에 기저귀 발진이 잘 낫지 않거나, 외음부 특성상 습하고 밀폐된 공간에 곰팡이균이 번식하여 질 쪽으로 유입이 되면 질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저귀 발진이 생겼을 때의 대처법과 마찬가지로 기저귀를 갈아줄 때 물로 앞(외음부)에서 뒤(항문)쪽으로 충분히 씻어주시기 바랍니다. 목욕용 세정제가 질 안쪽까지 닿게 하면서 세정하는 것은 pH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질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목욕 후나 외음부 세정 후에는 충분히 건조한 후에 발진전용 크림이나 연고를 발라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질 분비물이 육안으로 관찰되며 냄새가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만 3세 이상의 유아

보통 만 3세 이상이 되면 기저귀를 떼고 배변훈련이 거의 완료됩니다. 이 시기는 기저귀를 늘 차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욱 질염이 잘 생길 수 있는 시기입니다. 스스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후 외음부 주위를 잘 닦지 못하면 외음부가 음습하게 되고, 그 상태로 소변 잔여물과 함께 장시간 방치되어 냄새가 심해지거나 백색 또는 황색 분비물이 실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가 많기 때문에 소수 양육자가 다수의 유아를 관리하는 상황에서 꼼꼼한 뒤처리가 더욱 힘들 수 있습니다. 하원 후에는 되도록 용변 후에 물로 외음부~항문 주위를 잘 닦아주시고 충분히 건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하루 1회 이상은 아이의 팬티를 갈아 입히고, 팬티를 교체할 때 유색 분비물이 보이지는 않는지 어머니들께서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유아 질염은 음습하기 쉬운 외음부의 환경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성인에 비해 더욱 약하고 미성숙한 질 점막을 가지고 있기에 면역력이 떨어져서 쉽게 세균의 감염에 노출되고 증상의 경중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여 치료 시기가 늦어져서 심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유아 질염 시에는 아이의 몸 상태와 염증 정도에 맞는 유아용 맞춤식 한약 복약이나 유아가 사용 가능한 외용제, 유산균 복용 등으로 치료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영유아들의 예민하고 약한 질 점막을 건강하게 개선하는 것을 첫 번째 치료목표로 잡고, 질 내 유산균총을 보강하여 자궁의 방어 기능을 높이고 면역 환경의 불균형까지 개선하게 됩니다. 또한 이미 질염이 진행되어 분비물이 오랜 기간 외음부에 끼어있거나 냄새가 심한 증상도 호전시키며 청결하게 질 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영유아의 특성상 원내 치료를 어려워하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에서 복약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되므로 안심하고 치료받으실 수 있습니다.

영유아 질염은 부모의 입장에서 성인의 질염보다 더욱 접근하기 어렵고 두려움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질염 증상에 대해 너무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오히려 아이들이 생식기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가질 수 있기에 적절하게 대응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오유리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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