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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위험 높은 수족구병, 수두와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18.06.18 11:13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최근 더워진 날씨의 영향으로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양해 한번 걸렸더라도 재발할 우려가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이란 콕사키바이러스 A16, 장바이러스 71에 의한 감염으로 손, 발(하지), 입속에 수포와 궤양, 물집 등이 생기는 질병이다. 주로 영유아에게 잘 나타나는 감염병인데, 취학기 아동이나 성인도 드물게 감염된다. 이 병은 대부분 문제없이 회복되지만 뇌막염이나 뇌염, 마비성 질환, 탈수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분변-경구 또는 분변-피부-경구, 경구-경구(호흡기)의 경로를 통해 전염된다.

우는 아기 우는 아기

이른 더위로 예년보다 한 달 일찍 유행 시작

증상은 대체로 가벼운 편이나 미열과 목의 통증, 식욕부진이 있으면서 입과 손, 발에 병변이 생긴다. 입안의 병변은 혀와 구강 점막에 4~8mm 크기의 궤양을 형성한다. 손과 발에는 조그마한 붉은 발진으로 시작하여 급속히 수포를 형성하게 된다. 물집은 껍질이 두꺼워서 그 안에 있는 분비물이 쉽게 터지지 않는데 심해지면 다리나 엉덩이에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전염성이 강하다 보니 스스로 위생 관리를 하기 어려운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수포는 대개 1주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흡수되며, 2차적으로 감염되지 않는다면 흉터를 남기지 않고 치유된다. 그러나 환자들의 20% 정도는 38도 이상의 고열에 수일간 시달리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한여름인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지구온난화로 더위가 일찍 시작하면서 유행 시기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라진 양상을 보인다.

닮은 듯 다른 수두와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증상과 특징이 수두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우선 바이러스성 질환이라는 점과 전염성이 강하고 수포를 동반하는 질환이라는 특징이 같다.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는 점과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 또는 만 6세 이하의 유아에게서 잘 나타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수두와 수족구병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발병 시기다. 수두가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는 반면, 수족구병은 여름철에 발병률이 높다. 잠복 기간이 수두는 10~21일, 수족구병은 3~5일이라는 점도 다르다.

수포가 어느 곳에 먼저 생겼는지만 따져 봐도 두 질환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수두는 수포가 몸통에서 시작해 팔과 다리로 번지는가 하면 수족구병은 입과 손, 발, 엉덩이에 주로 생긴다.

감염경로도 차이가 있다. 수두는 호흡기와 피부접촉 때문에 감염되는 반면 수족구병은 분변 경구감염을 통해 전염된다. 또 수두는 한 번 걸리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작지만, 수족구병은 몇 번이고 감염될 수 있다.

인후통과 발열 있을 땐 충분한 수분 섭취 필요

수족구병은 일반적으로 가벼운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발열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다만 인후통과 발열이 있는 시기에 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이나 불편함이 생기므로 수분과 영양 섭취 부족으로 인해 탈수가 일어날 수 있다. 이때는 무리해서 음식을 먹이는 것보다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일 체중과 소변량이 감소한다면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유진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질환이나 탈수 증상이 생겼을 경우 빠르게 호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수액 요법을 통해 전신 상태를 안정화하여 질병을 이겨내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수족구병은 질환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합병증이 더해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은 발열, 두통, 경부(목) 강직 증상 등을 나타내는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드물게 뇌간 뇌척수염, 신경인성 폐부종, 폐출혈,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 철저히

현재까지는 수족구병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가장 큰 경로인 손을 자주 씻고 아이의 분변 관리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과 같이 단체생활을 한다면 전염성이 사라질 때까지 등원을 자제하여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환자 발생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장난감 소독 및 아이들의 분변 관리를 보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

박 교수는 “수족구병에 걸린 환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초기 일주일 동안은 전염력이 매우 높다”며 “어린이집이나 놀이터, 문화 센터와 같이 영유아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절대 가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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