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모 왁싱을 하면 음경이 커 보인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런가요?”
“외국 남성들은 브라질리언 왁싱으로 성생활을 더욱 즐긴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도 그런가요?”
필자는 최근 들어 진료실에서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왁싱을 한, 그래서 치모가 없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치모를 제거한 남성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청결해 보이고, 성생활에 더욱 활력이 생길 것 같아서라는 답변 외에 음경이 커 보인다고 해서, 음경확대 시술이라고 생각해서라는 답변도 간혹 있다. 실제로 브라질리언 왁싱의 좋은 점으로 음경확대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는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수영복을 입은 남성치모 왁싱을 하면 음경확대 효과가 있을까?
치모 왁싱 후 음경이 ‘길어 보일’ 수 있지만 수반되는 문제점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왁싱은 왁스를 녹여 피부에 발랐다가 굳으면 떼어내서 털을 깔끔히 제거하는 제모방법으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모근까지 털을 제거하기 때문에 면도보다 훨씬 깔끔한 제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털과 함께 묵은 각질, 피지 등도 탈락하므로 부드럽고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음모(pubic hair)는 치골뼈 부위의 털로서 치모라고 말하기도 한다. 때때로 허벅지나 항문 주위에도 분포한다. 이러한 음모는 성별에 따라서 자라는 형태가 차이가 있는데 남성의 경우 음모 끝이 배꼽 쪽으로 자라게 되고, 여성의 경우 음모 끝이 수평으로 자라게 된다. 음모의 형태는 개인별로 차이가 크지만 대부분은 두피 색깔보다는 어둡고 눈썹 색깔과 비슷하다. 곱슬한 털 형태에서 직모에 이르기까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이러한 음모는 비뇨의학과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음모는 이성의 주의를 끌면서 성생활 시에 촉각적 기능과 음경 피부의 균열을 막아주면서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음모의 풍성함은 성적 성숙을 보여주는 징표로도 여겨져서 음모가 없는 무모증 남성들은 아주 큰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또한, 음모는 피부를 외부자극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물질이 들어와 감염이 유발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보호망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음모를 치료목적으로 제거하는 경우는 모발에 기생하는 사면발이증의 치료와 수술 시 음모에 의한 감염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술 전 면도를 하는 경우가 있는 정도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모를 완전히 밀어버리는 최근의 왁싱 열풍은 외부의 세균에 본인의 소중한 음경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사건’이 될 수가 있다. 왁싱을 해서 음모가 전혀 없게 되면 세균 염증에 의해서 농양이나 피부트러블이 쉽게 발생할 수가 있다. 왁싱을 통한 털의 제거는 피부표면에 손상을 일으켜서 털이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증상을 일으키거나 모공감염의 위험성도 증가시킬 수가 있다. 순간적인 결정으로 음모를 왁싱한 남성들이 본인의 성적매력이 줄어든 것이 아닌지 걱정하면서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또한, 실제 성생활에서도 왁싱된 남성과의 성생활을 당황스러워하면서 치모에 의한 쿠션과 같은 느낌을 느끼지 못해서 성감이 저하되는 여성도 발생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음경확대 효과만을 보기 위해서 브라질리언 왁싱을 계획하는 남성들이 있다면, 면면을 고려하여 음경확대가 실제로 이행되는 음경확대 수술을 권유하고 싶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영진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