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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미세먼지? 이제는 자외선이다! 자외선 제대로 알고 피부를 보호하자

입력 2018.07.27 13:06
  • 이상욱·인천참사랑병원 전문의
태양과 자외선태양과 자외선

요즘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고 한다. 적도에 더 가까운 홍콩이나 대만 심지어 아프리카보다 현재 우리나라 기온이 더 높고, 열섬 효과로 인하여 열사병으로 쓰러지거나 사망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더운 날에는 자외선도 강렬하기 마련이다.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요즘은 다양한 자외선 차단제가 나오고 있고, 웬만한 사람들은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열에너지를 주는 자외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자외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자외선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으로 도달하는 태양 빛은 크게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이 있다. 파장과 같은 어려운 용어 사용은 배제하고 그냥 쉬운 얘기만 하면, 가시광선은 그냥 우리가 두 눈으로 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빛이라고 보면 된다. 물리적인 의미의 빛이 반드시 가시광선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 태양의 빛이라고 하면 이 세상을 컬러로 보여주는 가시광선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가시광선은 세상을 컬러로 보여주는 빛이며 소위 빨주노초파남보라색이라고 한다. 적외선과 자외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적외선과 자외선은 말 그대로 적외선(赤外線)은 빨간색 바깥에 있는 선, 자외선(紫外線)은 자줏빛, 즉 보라색 바깥쪽에 있는 선이 되고, 결국 가시광선을 두고 좌우로 나뉘어 있다고 보면 쉽다.

가시광선이 빨주노초파남보이므로, 일렬로 세우면 적외선-가시광선-자외선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대체로 뜨겁거나 따뜻한 것, 혹은 불은 빨갛다고 생각하고, 시원한 쪽은 파란색, 보라색 쪽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여담으로 공포영화는 항상 파란색 조명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리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면 빨간 것이 온도가 높고, 이를 수치가 높다고 연상해보면 적외선은 780nm로 파장이 길고, 자외선은 400nm 이하로 파장이 짧다. 당연히 가시광선은 780~400nm 파장을 가진다.

자외선은 그 성질에 따라 A, B, C로 나뉘게 된다. 400nm 이하에서 차례대로 A, B, C가 있다고 보면 된다. 보통 자외선 A(이하 UVA)는 400~320nm, 자외선 B(이하 UVB)는 320~280nm, 자외선 C(이하 UVC)는 280~100nm이다. 숫자는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 단지 밑으로 내려간다는 정도만 알면 된다.

자외선 파장자외선 파장

반드시 파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억하기 쉽게 말하면 UVA는 피부 깊숙이, UVB는 피부표면에, 그리고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 흡수가 되어 우리 피부에 직접 닿는 일은 없다. 최근에 프레온 가스를 포함해서 오존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UVC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UVC가 지상에 도달하게 되면, 피부암의 원인이 되거나, 인간뿐 아니라 생물들의 염색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생태계의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존층의 보호는 필요하다고 하겠다.

자외선의 특징

자외선의 시작은 햇빛인 만큼 자외선의 양은 위도나, 고도, 계절, 시간 등의 영향을 받는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북쪽이나 내륙은 상대적으로 자외선량이 적고, 남쪽이나 해안가는 자외선량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UVA는 연중 큰 변화 없이 일정하게 내리쬐고 있으나, UVB는 여름이 겨울보다 약 6~7배 정도 조사량이 많다고 한다. 일중 변화는 낮 11~12시에 자외선량이 최대이고 이후 서서히 줄어든다. 자외선이 강한 날씨에는 낮에 외출하는 것보다는 오후 4~5시 이후로 다니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강렬한 햇빛강렬한 햇빛

자외선의 역할

우리나라의 뜨거운 여름 날씨만큼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자외선이다. 피부 손상 및 노화, 안과적인 문제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자외선은 과연 피부의 적일까?

자외선의 장점은?

살균에 이용

자외선은 세포의 DNA 사슬을 끊을 정도로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는 적외선이나, 가시광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능력을 이용한 것이 자외선 살균기이다. DNA 손상은 결국 세균을 죽이는 효과로 이어지다 보니, 대중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빛이 도는 자외선 살균기의 자외선은 이러한 세균을 없애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비타민D 생성에 관여

소위 공짜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D는 바로 자외선에 의하여 체내에서 흡수 및 합성된다. 체내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는 골다공증 예방에 중요한 인자이며, 부족하면 불면증, 만성피로, 우울감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중요한 비타민 D는 음식을 통하여 섭취하지만, 햇빛이 없다면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햇빛에 의한 노출로 충분한 비타민D를 합성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부족하고 또한 자외선의 독 작용으로 인하여 차라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비타민 D는 먹거나 주사로 보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피부 병변 치료에 광선요법으로 이용

쉽게 치료하기 힘든 건선, 백반증, 편평태선과 같은 피부 질환에 UVA나 UVB 광선 요법을 이용한 치료를 하고 있다. 이러한 질병들의 경우 피부에 특별한 약을 바르고 자외선을 조사하거나, 광과민성 약을 먹고 자외선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병변 치료에 이용한다.

자외선을 활용한 지폐 감별자외선을 활용한 지폐 감별

보안용도 등으로 활용

자외선에만 보이는 특수 염료를 사용하여 표식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에 자외선을 비추면 무늬가 나타나는 특수 코팅이 있어 위조 여부를 확인하거나 식별에 이용할 수 있다. 유사하게 고액권 지폐나 상품권에 UV 섬유를 넣어 활용하기도 한다.

단점은?

암 유발 가능성

대표적으로 피부암이다. 살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인체 내에 들어오게 되면 그대로 피부 조직의 변화를 일으킬 위험이 있고, 결국 DNA 사슬의 돌연변이가 복구되지 않으면 암세포를 만들 수 있다. 다행히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는 UVC는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가 되고 지상에 내려오지 않고 있으나, UVA와 UVB 또한 적지 않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DNA 손상은 가능하다.

피부의 질환 및 노화, 색소를 유발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피부 손상 및 노화, 색소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UVA는 UVB보다 에너지는 낮으나 실제 UVB보다 약 100배 가까이 많은 양이 도달한다. 이로 인하여 즉각적인 색소 침착 및 직접적인 피부 그을림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UVB와 다르게 유리창을 통해서 그대로 피부에 도달하며 피부 진피 하부층 이하까지 깊숙이 투과하여 광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내에 있다고 하여 자외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바로 UVA 때문이다.

UVB는 피부에 도달하는 양은 UVA에 비하여 적으나 그 에너지가 높아 일광 화상을 일으키고, 표피 밑과 진피 상부까지 투과하기 때문에, 기미와 같은 색소를 자극하는 원인으로 알려진다. 또한 장기간의 반복적인 노출은 피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므로 한여름에 외출을 자주 해야 한다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UVB이다. 하지만, UVB는 유리창을 통하여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고 거주한다면, 상대적으로 그 해로운 정도는 덜 하다고 하겠다.

자외선과 선글라스자외선과 선글라스

안과적 질환의 원인

안과적 질환 중 일부는 자외선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백내장이나, 광선 각막염, 황반변성, 익상편 등이다. 햇빛이 따갑고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장시간 외출한다면 선글라스만으로도 충분히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여름이 지나면서 시력이 이상하거나, 눈이 불편하다면 자외선으로 인한 이러한 안과적 질환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 어떻게 할까?

자외선은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 그 단점이 커서 되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기상예보를 보면 자외선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자외선 지수는 UVB 복사량을 의미하여 0부터 11 이상의 단계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5단계로 묶어 자외선 노출의 위험도로 구분한다. 우리나라 기상청 홈페이지에 보면 이를 구분하여 대응요령까지 알려 주고 있다.

자외선 지수 단계별 대응요령자외선 지수 단계별 대응요령

△ 자외선 지수 단계별 대응 요령 (출처 = 기상청 홈페이지)

자외선 차단제, 선택과 사용은 이렇게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가장 기본은 역시 자외선 차단제일 것이다. 결국 지상에 오는 UV 광선은 UVA와 UVB에 대한 예방이며 모든 자외선 차단제는 이에 대한 차단 지수를 적어 놓고 있다. 최근에는 피부 보호를 위해 물리적 차단제인지 화학적 차단제인지 구별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그냥 UVA를 막느냐 UVB를 막느냐만 생각해 보자.

그중 PA(Protection grade of UVA) 지수는 UVA에 대한 것을, SPF(Sun Protection Factor) 지수는 UVB에 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 간혹 유럽산 화장품의 경우 PA대신 PPD 지수를 표시한 제품이 있는데 PA 지수를 수치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외선과 피부자외선과 피부

무조건 수치가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필요한 상황에 맞게 주기적으로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UVA는 실내, 실외 상관없이 영향을 줄 수 있다. PA 는 대게 +, ++, +++, ++++처럼 + 기호로 표시가 된다. 하나가 늘 때마다 차단 효과가 약 2배씩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실내에서 주로 있다면 +, ++정도, 실외 활동을 한다면 +++, ++++를 기본으로 생각하면 좋다. UVB는 실내에서는 대부분 영향이 없으므로 SPF 15 내지 30 정도가 충분하며, 외출이 잦다면 SPF 50으로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한 번 바른다고 온종일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땀 등에 씻겨 나가거나, 혹은 흡수가 되거나 약화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발라주어야 피부가 보호된다. 몇 시간마다 발라야 하는지는 자외선 차단제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활동이라면 2~3시간,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세수를 자주 한다면 30분에서 1시간마다 바르는 것을 권고한다.

이상에서 최근 날씨로 인한 영향 중 자외선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자외선이 강해지는 계절에는 일단 자외선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내 피부 상태를 파악한다면 피부 손상과 노화 진행을 모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상욱 원장 (닥터킨베인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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