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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테니스 엘보와 골퍼 엘보, 어떻게 치료할까?

입력 2018.09.28 16:19
  • 김재호·HiDoc 전문의

테니스 엘보와 골퍼 엘보는 근골격계 팔꿈치 통증의 원인 중 1, 2위를 다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퇴행성 반응으로 누구나 걸릴 수 있다. 팔꿈치팔꿈치

조직이 약해져 발생하는 퇴행성 반응

과거에는 테니스 엘보를 염증반응으로 생각하였으나 현재는 퇴행성반응으로 분류하고 있다. 단순한 노화 현상이라는 말이 아니라 다른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과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동작, 자세 이상 상태에서 과도한 관절 사용, 혹은 외상 등의 이유로 조직이 약해진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전적으로 테니스 엘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일련의 연구도 있다는 것이다. 또 특별한 이유 없이 특정 항균제 복용 후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수술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테니스나 골프를 치지 않으니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이제 퇴행성 질환이 생기는 나이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통증이 발생한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는 주로 30세 이상에서, 그리고 스포츠활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팔꿈치 바깥 혹은 안쪽에 튀어나온 부위를 ‘상과’라고 하는데, 외측, 내측 상과 부근이 아프면서 압통이 있을 수 있다. 통증은 팔꿈치에서 팔 아래로 뻗치기도 한다. 특히 저항을 주거나 무거운 것을 들면서 손목을 위로 혹은 아래로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긴다. 질환이 생기면 테니스, 골프 뿐만 아니라 라켓을 사용하는 다른 운동이나 농구, 볼링, 상체 근력운동을 할 때도 통증이 발생하며, 드라이버를 돌리거나 후라이팬을 드는 동작, 무거운 책을 단단히 잡을 때, 수건을 비틀어 짤 때 등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통증을 느끼게 된다. 팔꿈치 통증팔꿈치 통증

검사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다른 검사를 하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대개는 직업이나 작업 자세, 운동 습관 등을 자세히 물어본 후 팔꿈치 상과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유발되면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때 팔꿈치가 완전히 굽혀지고 끝까지 펴진다면 다른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거나 감각이상이 있는 경우는 목디스크, 팔꿈치 터널증후군, 건막염, 윤활낭염, 연골염, 관절염, 탈구, 골절, 근막동통증후군, 상완이두근 건염, 삼두근 건염, 측부인대 염좌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로 시작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단일 치료만으로 완치가 어려우니 다음과 같은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4주 정도 상체 운동이나 무거운 것을 드는 동작 등 유발 요인을 피하고 인체공학적 키보드나 마우스로 교체하거나 선반대를 조절하는 작업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열전기치료

온찜질, 냉찜질, 적외선, 전기자극 치료, 레이저 치료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 냉찜질을 하루에 4~6회, 10~15분씩 하여 염증반응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진통소염제

유용한 경우가 많지만 10~14일 정도만 처방한다.

팔꿈치 스트랩 혹은 테이핑

상과 아래의 연부 조직에 압력을 가해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기 스플린트

간혹 손목이나 팔꿈치 스플린트를 단기적으로 착용하는 것도 통증 조절에 유용하다. 이때는 손목을 45도 손등쪽으로 굽힌 손목 보조기를 6~8주 착용하여 치료한다.

스테로이드 주사

주사요법은 통증 조절에는 탁월한 결과를 보이나, 1년에 3회 이상 주사하거나 3개월 내에 다시 주사하면 힘줄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거나 파열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물리치료

통증 치료, 작업 자세나 환경 교정, 스트레칭 등을 실시한다. 외측 상과염의 스트레칭은 팔꿈치를 완전히 펴고, 회내(새끼손가락이 몸 바깥쪽)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손등을 지그시 당겨 손목신전근을 자극하고, 내측 상과염의 스트레칭은 팔꿈치를 펴고, 회외(엄지손가락이 몸 바깥쪽) 상태에서 다른 손으로 손바닥을 당겨 손목굴곡근을 자극한다. 30초씩 5회 반복하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시행한다. 이 외에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회외, 회내 스트레칭도 시행한다.

치료 중인 의료진치료 중인 의료진

증상이 심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앞에서 소개한 보존적 치료 방식으로 낫지 않을 때는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수치료, 충격파, 프롤로주사, 보톡스주사, 자가혈주사 등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은데, 1년 이상 치료해도 낫지 않는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가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찾아 적어도 1년은 비수술적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재호 원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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