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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경 의심,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입력 2018.10.18 11:19
  • 오유리·유리움한의원 한의사

진료실에 들어오셔서 “제 자궁 상태가 정상인가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요즘은 자궁 난소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여성걱정스러운 표정의 여성
보통 여성이라면 모두 11~13세에 초경을 시작하게 되고 매달 월경을 하다가 40세 후반에 폐경을 하게 됩니다. 임신이나 출산할 때 외에 약 40년가량을 다달이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게 되는 주기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조기 폐경 여성은 이 이전에 조기에 폐경이 되는 경우로, 좀 더 정확하게는 40세 이전에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면서 1개월 간격으로 2번 측정한 FSH가 40 이상으로 증가한 경우를 말합니다. 즉, 조기폐경 여부를 판별하는 별도의 검사는 따로 없고 혈액검사를 시행하여 FSH호르몬 수치로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난소 안의 난포는 여성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서 일정한 수만큼 배란이 되는데 조기폐경 환자들은 이 난소 안에 난포의 수가 고갈되었거나, 혹은 난포의 기능부전, 즉 FSH에 대한 난소 반응 결여가 나타납니다. 다시 말하자면 호르몬에 반응하는 난포가 없거나 잘 반응하지 않는 두 가지 경우가 있으며, 이럴 때 몸에서는 조기폐경 전 그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비록 FSH수치가 정상범위에 있더라도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다가 한두 달 건너뛰고 난 후 무월경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경우이거나, 반대로 생리 기간이 짧아지다가 부정출혈 양상을 보이는 경우, 배란테스트기상 반복적으로 배란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월경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 등이 나타나면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야 합니다. 이미 FSH수치가 정상범위를 넘어가게 되어 그때 치료 하는 것보다 호르몬 수치는 정상이더라도 생리 이상을 발견했을 때 치료 하는 것이 훨씬 치료가 수월하고 실제로 조기폐경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생리를 하는 분이라면 생리 3일째에 산부인과에 내원하셔서 호르몬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고, 생리가 끊어진 지 오래된 분이라면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조기폐경의 한의학적 치료는 조기폐경이 발생한 체내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합니다. 전신의 기혈을 조절하고 난소의 기능을 활성화하며 자궁 내 혈류 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을 공통적으로 추구하게 됩니다.
 
조기폐경 확진이 아니더라도 호르몬 검사와는 별도로 생리에 이상이 보이면 한방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초경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생리 주기가 불안정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나 만 18세가 넘었는데도 생리 주기에 이상이 보인다면 그때부터는 치료 대상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생리 이상을 치료하는 한약을 복용하게 되는 것이며 정상적인 생리 주기를 유지하는 것은 조기폐경의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조기폐경은 원인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올바른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에 집중해야 하고, 매달 생리 양상을 반드시 체크하셔야 합니다. 평소 생리불순이 심하거나 생리의 양이 급격히 감소한다면 생리 3일째 호르몬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치료하면서 조기폐경을 진단받으신 지 6개월 미만인 분들과 5년 이상 경과된 분들 사이에 치료 기간과 예후가 많이 차이 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난소기능이 이제 막 정지하기 시작한 경우에는 아무래도 치료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정상 배란까지 가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장기간 난소가 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을 복구시키려면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아직 비혼이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내 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치료를 위한 노력을 빨리 기울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임신이라는 목적지에 최고 속도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또한 임신 여부를 떠나 조기폐경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골다공증, 노화의 촉진 등 삶의 전반적인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난소와 자궁 건강을 살피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오유리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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