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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전립선암의 전암병변, 전립선상피내종양

입력 2018.10.22 17:47
  • 김영준·비뇨의학과 전문의

2013년 기준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 암 중 다섯 번째로 흔한 암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비뇨기계 암으로는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그만큼 예방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립선암은 세계적으로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하다. 2013년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남성 암 중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의 고령화, 식생활의 서구화와 더불어 혈청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이용한 선별 검사와 조기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발견 확률이 높아졌으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 있거나 PSA 수치가 높은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혈액검사

전립선상피내종양이란?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전립선의 관(管) 또는 세엽(細葉)의 상피세포가 비정형 세포로 바뀐 것으로, 비정형 세포가 상피세포층에 국한된 경우를 가리킨다. 전립선상피내종양의 세포학적 소견을 보면 전립선암과 비슷한 핵의 변화를 보이지만, 전립선의 구조가 정상이며 상피세포 아래층의 기저세포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전립선암과 구분된다.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저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과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으로 나뉜다. 저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상피세포의 밀도는 높으나 세포학적 이상은 뚜렷하지 않아 핵의 크기가 다양하면서 핵소체가 분명하게 관찰되지 않는다. 반면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세포학적 변화가 뚜렷해 핵이 크고 염색질이 진하게 보이면서 핵소체가 잘 관찰된다.

고개 숙인 남자고개 숙인 남자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전립선암의 전암병변이다

전립선상피내종양에서는 혈청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가 증가하지 않으며, 직장 손가락 검사, 경직장 초음파 검사 등의 영상 검사로는 전립선상피내종양과 전립선암을 구별할 수 없다. 전립선상피내종양의 존재 여부는 전립선 침샘검에서 얻은 전립선 조직을 병리과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은 전립선암처럼 다발성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전립선의 말초 구역에서 발생하며, 전립선암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더 잘 발생한다. 이는 전립선상피내종양이 전립선암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전립선 조직 검사에서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이 발견되는 빈도는 4~5% 내외인데, 최초 검사 시 광범위한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이 발견되면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이렇게 하면 최대 50%까지 진단율이 상승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

전립선상피내종양과 전립선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며, 전립선암의 경우 질환이 진행되어야 각종 배뇨 증상과 전이에 의한 증상이 생긴다. 전립선 조직에 암세포가 생겨서 증식하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도 가늘어지며, 소변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소변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간혹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육안으로 혈뇨를 확인할 수도 있다. 전립선암이 더욱 진행되면 요관 폐쇄에 의한 신장 기능 상실,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 척추 전이로 인한 요통이나 병리적 골절 등이 나타난다.

금연 시그널금연 시그널

생활 습관 개선으로 예방

비만은 대장암과 유방암처럼 전립선암의 위험 요소로 추측된다. 지방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통해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비만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흡연도 전립선암의 위험 요소로 보는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전립선암의 생화학적 재발·전이·전립선암 관련 사망률이 더욱 높다. 따라서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음식으로도 예방 가능

전립선암은 일반적으로 서구인에게 흔하다. 이는 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콩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콩의 주요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전립선암 발생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콩 섭취량이 많은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전립선암 위험성이 26% 낮고, 발효되지 않은 콩 식품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 위험성이 3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 등의 붉은색 채소나 과일에 풍부한 리코펜은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리코펜을 많이 섭취한 군에서 전립선암 위험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익힌 토마토는 리코펜을 더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거주하는 아시아 지역은 전립선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험실 검사에서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전립선암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전립선암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또 녹차의 폴리페놀 성분은 전립선암 예방뿐 아니라 미미하게 진행된 전립선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영준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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