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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 심플하게 사는 즐거움

최정연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등록 2018-10-30 15:36
달력

무심코 달력을 넘기다가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게 된다. 올해 대세였던 ‘워라밸’, ‘휘게’, ‘라곰’ 등 조금이나마 더 여유롭기를 꿈꾸는 라이프스타일과 내 삶은 얼마나 가까웠을까. 사실 워라밸이나 휘게처럼 여가와 여유를 중시하는 삶은 개인의 의지와 달리 주변 여건으로 인해 다소 추구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있다. 바로 몸과 마음, 주변 환경을 심플하게 유지하는 미니멀 라이프이다. 우리가 최근 ‘소확행’을 추구하는 까닭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멀 라이프 역시 마찬가지로, 소박하고 소소해서 더 만족스러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깨우치게 해줄 것이다. 올 한 해를 어떻게 지냈는지 돌이켜보며 다가오는 연말연시 동안 미니멀 라이프의 실천에 대해 고민해보자.

무엇보다 무소유의 가치를 인식하자

살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의식주를 위한 생필품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사치품 아닐까. 불필요한 물건이 너무 많으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간과하게 된다. 소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인생을 물건 구입이나 건사에만 휘둘리며 의미 없이 종종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정돈된 방

나에게 적합한 미니멀 라이프를 찾자

십인십색이듯 세상 모든 이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다르다.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조언도 다양하고 이를 다루는 서적도 다양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실행에 옮길 필요는 없다.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정리정돈도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무엇보다 실천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와 범위를 정확히 알고,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요요’를 경계해야 한다.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정리한 후 다시 물건을 사기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도루묵’이다.

정리의 시작, 집 구석구석 사진을 찍어보자

간혹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집 전체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함께 생활하는 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보는 사람은 경악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늘 마주하는 일상의 문제점은 간과하기 쉽다. 이럴 때는 내가 거주하는 공간 전체와 구석구석을 촬영해보자. 사진을 통해 거주공간이 얼마나 지저분한지, 불필요한 물건이 얼마나 산재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사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힘들다

비교적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품이 넘쳐나는 시대이다. 특히 천원으로 모든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잡화점의 프랜차이즈가 동네마다 자리 잡은 요즘 소비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소비는 쉽지만 집에 쌓여가는 물건들을 정리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궁극의 미니멀라이프’의 저자 아즈마 가나코는 “사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수고스러운 시대”라며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돈을 내야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물건을 살 때는 이를 폐기할 때 지불해야 하는 가격까지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쇼핑 중독

물건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사려고 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예쓰’, 즉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지만 그 순간 이미 쓸모가 없다는 ‘예쁜 쓰레기’는 아닐까? 미니멀 라이프에서 좋은 물건의 기준은 일상에 얼마만큼 꼭 필요한지 그 효용성에 달려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지금 꼭 필요한 것인지,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 대체재가 정녕 없는지, 지금 하는 행동이 ‘가치 소비’인지 한 번 더 확인하자.

못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은 일단 버린다

미니멀리스트로 유명한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는 “삶의 본질은 물건을 통해 구현되지 않는다”며 “쓸모없는 물건과 낡은 물건은 일단 버리고, 물건에 휘말리며 살지 말라”고 강조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 자신이라고 하듯 내가 사는 공간 역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반영하는 삶의 일부이다. 집은 고물창고나 쓰레기장이 아니다. 쓰임이 없는 물건은 정리하는 것이 답이다.

정리의 날을 정하자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저서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에서 주기적으로 물건을 정리하는 ‘정리 축제’를 하라고 조언한다. 일주일에 한 번이 가장 이상적이고 최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불필요한 물건을 벼룩시장에 내놓거나, 기부하는 등 정리할 필요가 있다. 남은 물건의 정리정돈에도 규칙이 있다. 도미니크 로로는 “우선 물건마다 각각 자리를 정해 놓고 그 자리에 반드시 두고 사용하라”고 이야기한다. 물건을 특정한 자리에 배치하면 찾는 시간이 줄어들어 시간 활용에도 도움이 되고 물건을 찾지 못해 다시 구매하는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다.

청소

언젠가 한 번, 그런 날은 오지 않는다

지금 옷장과 서랍장, 창고를 열어보자. “언젠가 한 번 사용하겠지”라는 마음으로 보관하고 있지만 사실 평생 입지 않을, 쓰지 않을 것이 분명한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옷 정리를 할 때는 ‘2년의 법칙’을 기억하자. 사계절이 두 번 바뀐 2년 동안 입지 않은 옷은 앞으로도 입을 일이 없는 옷이라는 것.

책 관리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한 번은 읽겠지”라는 마음으로, 또는 장식용으로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을 보라. 책은 지식을 얻기 위한 수단이지 장식물이 아니다. 정보는 필요할 때 찾게 되어 있고 그때 필요한 정보원은 책장에 꽂힌 저 책이 아닌 어느 도서관에 있는 다른 책이거나 온라인일 것이다. “현재가 아닌 물건은 버려라”는 조언을 염두에 두고, 과거에 썼던 물건과 미래에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편이 낫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하자

현대인은 무언가를 쉼 없이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휴대폰에서 ‘윈도 쇼핑’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결제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이 종종 있을 정도로. 일주일에 하루, 한 달에 일주일처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보자. 사실 삶에 필요한 물건은 이미 각자의 집에 다 있을 것이다. 하다못해 식료품도 마찬가지다. 냉장고나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는 식자재만 활용해도 몇 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하루씩 연장해가며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재미와 보람을 늘려보자.

꼭 소비하고 싶다면 생필품을 사자

사람이다 보니 아무리 굳은 결심을 해도 무너질 때가 있기 마련이다. 정말 무엇인가가 사고 싶어 견딜 수 없는 그런 날이라면 불필요한 사치품이 아닌 생필품을 사자. 비누, 치약, 칫솔이나 기초 화장품 등 매일 사용하는 물품을 사면 충동 구매라고 할지라도 미니멀 라이프에 아주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꼭 예쁜 무언가를 사고 싶다면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하는 날을 기다리자. 사는 기쁨과 선물하는 즐거움 모두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샐러드

식생활도 가볍고 간결하게

미니멀 라이프에서 추구하는 식생활은 건강과 장수의 비결인 소식(小食)과 일맥상통한다. 제철 식품으로 구성된 간결한 식단,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밥상이 선사하는 건강한 삶을 누려보자. 도미니크 로로는 “조리법 역시 중요하다”며 “덜 짜고, 덜 달고, 덜 기름지게 요리해 담백하고 세련된 맛을 내라”고 조언한다. 소금 약간과 올리브유만 있으면 모든 음식을 정갈하면서도 맛깔나게 조리할 수 있다. 그릇 역시 작고 단순한 것을 고르자. 작은 밥그릇에 익숙해지면 다이어트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

수납장도 최소화하자

쓸모없는 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이를 수용할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사할 집을 고르면서 수납공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이도 있지만 창고, 벽장, 찬장 등이 많다면 불필요한 물품이 늘어날 여지만 커질 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공간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공간에도 적재된 물건이 적어야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창고에 있는 골동품인 척하지만 사실 무용지물인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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