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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고대 기록에도 등장하는 지긋지긋한 잇몸질환, 치은염과 치주염

입력 2018.10.31 09:30
  • 김영수·연세휴치과의원 전문의

'2017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외래진료가 많았던 질병 2위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었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고, 염증이 생겨 치과를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잇몸 치료는 현재 더 나빠지는 것을 막고, 건강한 잇몸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다. 한번 망가진 치조골은 일부 재생형 수술의 적응증을 제외하고는 다시 회복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평상시 구강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치과치과

치아 주위의 조직에 발생하는 질환

치주조직(치아 주위 조직)은 치조골(잇몸뼈), 치은(잇몸), 치주인대, 백악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런 조직에 급성 또는 만성으로 병변이 야기되는 것이 치주질환의 특징이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조골이 파괴되고 이가 흔들려 결국에는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히포크라테스(B.C 460~335)도 치주질환의 원인 및 증상들은 물론 치료법까지 기록했을 정도로 치주질환은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완치나 완벽한 예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치태세균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치주질환은 치아 면이나 치은 열구 안쪽의 치태에 존재하는 세균이 가장 중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공적으로 치태 침착을 유도하면 치은염이 발생하며, 방치하는 경우 대부분이 치주염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 치태 세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치주조직의 파괴는 주로 치간유두, 변연치은에 발생하여 진행되다가 기타의 치주조직 심층부로 확산된다. 여기에 외상성 교합이나 기타 이상교합이 합쳐지면 치주조직의 파괴는 더욱 더 크고 심하게 일어난다.

치주염 자가 체크 방법

① 잇몸에서 피가 난다.

② 잇몸이 붉게 부은 부분이 있다.

③ 잇몸이 내려가거나 이미 내려갔다.

④ 치아가 흔들린다.

⑤ 치아의 위치가 변했다.

※ 1, 2번은 주로 치은염에 걸렸을 때 나타나며, 1, 2를 포함한 3, 4, 5의 증상이 모두 있을 경우 치주염에 해당된다.

치아 통증치아 통증

잇몸질환이 심근경색을 유발한다?

치은염과 치주염의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전신적인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같은 전신 질환이 치주(잇몸)조직에 끼치는 영향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치주 질환이 전신 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밝혀진 것은 1989년 전후다. 1989년 핀란드에서 밀타라와 동료들이 구강건강 불량과 급성심근경색이 매우 높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것.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서 관상동맥 심장 질환(동맥경화, 심근경색), 당뇨병, 조산/저체중아 출산, 호흡기계 감염 등이 치주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치주 질환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신 질환을 가진 비율이 높고, 사망률도 높다는 뜻이다.

치태 제거만이 최선의 예방법

치주질환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완치가 어려우며 전신적인 영향을 끼친다. 치주질환의 예방은 앞서 언급한대로 치태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까지 치태 제거를 위해 최선의 방법은 양치질(치실, 치간 칫솔 사용 포함)이다. 치과에서 무엇보다 양치질을 강조하는 이유다. 따라서 정확한 방법으로 양치하고 치실, 치간 칫솔을 사용해 구강 청결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구강 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주 질환은 초기에는 거의 통증이 없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평소 위의 사항을 지켜 올바른 구강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잇몸질환의 치료 과정

잇몸 검사 ⇨ 검사 기구를 이용하여 잇몸 전반에 걸쳐 치주낭 깊이(잇몸이 치근면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정도) 및 염증 정도를 측정하고, 방사선 촬영으로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의 파괴 정도를 측정한다. 잇몸 검사를 통해 간단히 스케일링으로 잇몸을 건강히 유지할 수 있을지, 추가적인 잇몸 치료가 필요한 지를 결정하게 된다.

치석제거(스케일링) ⇨ 잇몸 위에 위치한 치석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잇몸 건강을 위한 기본 치료로 현재는 1년에 한 번 의료보험 적용이 되어 저렴하게 치료받을 수 있으니, 잊지 말고 관리 받도록 하자.

치은 연하 소파술 및 치근활택술 ⇨ 잇몸 속에 숨어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술식으로 마취한 후에 시행한다.

치주 수술 ⇨ 위 단계의 치료 후, 치주낭이 여전히 깊은 경우나 골이 많이 녹아서 염증이 지속되는 부위에 삭제형 수술이나 재생형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유지 관리 치료 ⇨ 치주 치료 후에도 예방 및 치료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3~4개월마다 실시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영수 원장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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