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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남성에게 필수인 ‘남자 웨딩 검진’

입력 2018.11.01 09:40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흔히 웨딩 검진이라고 하면 여성들이 결혼 후 출산에 대비해 산부인과에서 받는 산전 검진을 떠올린다. 하지만 남성에게도 웨딩 검진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건강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받아야 할 남성 웨딩 검진에는 무엇이 있는지 하이닥 의학기자 이영진 원장(비뇨의학과 전문의)에게 알아보았다.

손을 잡고 있는 커플손을 잡고 있는 커플

남성의 웨딩 검진, 정확히 어떠한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남성이 결혼 전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검사인가요?

여성들의 경우에는 산전에 자궁검사와 불임 여부 등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외관상 건강하면 아무 문제없겠거니 하며 도외시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결혼을 앞둔 남성의 웨딩 검진이라고 하면 테스트를 받는 느낌이어서 찜찜한 기분이 든다는 남성도 있지만, 절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가정을 이루는 의미 있는 출발을 앞두고 확실히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면 거부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남성의 웨딩 검진은 질병을 예방하고, 임신이나 출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병이나 불임 등의 항목을 검진하고 서로 건강을 체크해서 행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성 웨딩 검진 항목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성병 검사

성병 균은 치료받기 전에는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혼전 성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증상 없이 보균만 하고 있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요도염을 넘어 전립선염, 부고환염 등의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고 배우자에게 전염되어 질염이나 자궁, 난소에 염증을 유발해 임신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소변 검사와 균 배양 검사를 비롯해서 매독과 에이즈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를 함께 실시해야 합니다.

불임 검사

여성은 불임 검사의 종류도 다양하고 검사 자체가 힘들지만 남성은 우선 정액검사만 받아도 기본적인 검사가 됩니다. 현대를 사는 남성들은 여러 환경 요인을 비롯해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정자 상태가 매우 부실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자의 개수와 활동성, 기형 또는 염증 여부 등을 정밀하게 체크하며 이상 유무를 파악해야 합니다.

우연히 정액검사를 하러 온 미혼 남성들이 정액의 운동성 및 숫자 저하, 무정자증 등 불임과 연관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비뇨의학과적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전립선염 검사와 성기능 관련 검사를 선택적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결혼 전에 성 경험이 없었던 남성은 본인의 성 기능에 대한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 전 남성의 성병이 흔한 질환인가요?

성병은 의외로 흔한 질환입니다. 성병의 치료가 힘든 것은 아니지만, 성병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되면, 창피해하고 또 곤혹감도 느끼게 됩니다. 통상 한두 번 정도의 치료 후 본인이 자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고 재발해서 병을 키우게 되는 것이 성병 질환의 특성입니다.

또한 비뇨의학과를 찾지 않고 본인이 임의로 항생제 등을 복용해 합병되어서 내원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성병은 무증상 감염도 흔합니다. 증상도 없이 감염되고, 성병 자체도 다양하므로 다른 여성과의 성관계가 있었다면 반드시 결혼 전 성병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성병이 임신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까?

성병은 비임균성 요도염, 임질, 헤르페스, 곤지름, 매독, 에이즈 등 아주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이중 특히 매독, 에이즈, 헤르페스 등의 성병은 태아에게 감염 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결혼 전 반드시 검사해야 합니다.

매독, 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헤르페스 또한 신생아 감염 시에는 위험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통계적으로 임산부의 약 25% 정도가 헤르페스에 감염되어 있으나 이 중 0.1% 미만의 신생아가 헤르페스에 감염되므로 감염 가능성은 대단히 낮습니다. 이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대한 어머니의 항체가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항체 형성이 안 되거나 항체가 전달이 안 되게 되어서 신생아 헤르페스가 발생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천적인 차단을 위해서는 남성이 반드시 헤르페스 검사를 받아서 전염 요인을 없애는 것이 최선입니다.

도움말 = 하이닥 의학기자 이영진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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