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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절주법, 술은 얼마나 어떻게 줄여야 할까?

입력 2018.11.07 10:18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건강한 생활습관 중 가장 지키기 힘든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절주’를 꼽을 것이다. 술을 얼마나 줄여야 할지도 명확하지 않거니와, 사회생활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술을 줄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절주하지 못해서 잃게 되는 건강수명 기간은 11.1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1년에 가까운 건강 수명을 술 때문에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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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음주 총량 정한 영국의 ‘저위험 음주 지침’

영국의 저위험 음주 지침(low risk drinking guidelines)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씩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14잔(소주 두 병에 해당)을 넘지 않도록 마시되, 적어도 2일은 금주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일주일에 5일 이하로 술을 마시되 총 마실 수 있는 양은 소주 2병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마실 수 있는 양보다는 일주일에 마셔야 할 총량을 정한 이 지침을 준수하면서 마실 경우 음주의 위험을 최소로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남녀 간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지침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음주량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사실 알코올은 1급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이 지침이 정한 범위 내로 마신다고 해도 암에 걸릴 위험을 최소로 적게 하는 것일 뿐이며, 음주로 인한 암 발생을 없애려면 금주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마시는 음주를 10년 넘게 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질병에는 암, 뇌졸중, 심장질환, 간 질환이 있고 신경계나 뇌에도 폐해를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습관적으로 폭음을 하거나 술을 끊으면 금단증상이 생길 정도라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술을 줄이고 싶은 의지가 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경우에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주량은 개인마다 달라… ‘마시지 않을 권리’

술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 다 달라진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음주로 초래될 수 있는 결과는 마신 사람에 따라 다 다르며 동일한 사람이라도 어느 시기에 누구와 어떤 속도로 마시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대종 원장은 “위험이 없거나 안전한 주량은 얼마라는 것을 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에 마셔야 할 총량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한 번에 마시는 양을 제한하고, 천천히 물이나 음식(안주)과 함께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잘 넘어지는 사람이거나 음주할 경우 건강 문제가 악화할 소지가 있는 사람,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 임신했거나 예정인 사람, 자동차를 포함한 기계를 조작할 예정인 사람일 경우에는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음주자가 음주 의사결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권하는 술을 거절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술은 이 지침 범위 내에서만 마신다’거나 술을 거절할 권리를 주장해도 문화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밥을 다 똑같은 양으로 먹자고 주장하지 않듯이, 주량을 강요하지 말고 마시지 않을 권리를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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