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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박테리아로 샤워해도 안전할까?

입력 2018.11.09 10:19
  • 이보미·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매일 샤워를 하면서 우리는 샤워 헤드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는 일은 드물다. 한번 샤워 헤드를 열어 유심히 살펴볼 것. 찌꺼기와 물때, 침전물 등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을지 모른다. 특히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요즘, 샤워기 꼭지 안에 습기와 온도가 더해지면 미생물이 번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럼 샤워기 꼭지를 매일 청소해야 할까?

샤워기 꼭지샤워기 꼭지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볼더 캠퍼스 연구팀은 유럽과 미국 등 총 13개국 656가구로부터 수백 개의 샤워기 샘플을 모아 검사했다. 그 결과 샤워기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는 대부분 위험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샤워기 꼭지를 버리지 않아도 되고 샤워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며 “샤워기로 입안을 헹구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가정에서 사용하는 샤워기 중 잠재적인 병원균은 결핵성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코박테리아는 결핵이나 나병을 유발하는 세균의 일종으로 면역력이 매우 떨어진 에이즈 환자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이코박테리아가 가장 많이 나타난 지역은 플로리다, 뉴욕, 남부 캘리포니아 3곳이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샤워기 안의 박테리아로 인해 전염이나 합병증이 생길 위험은 높지 않았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감염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박테리아에 노출되면 면역력을 높여주어 오히려 건강해질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들은 플라스틱 샤워기보다 금속 샤워기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다. 또한 염소 살균 처리된 물을 사용하는 가정은 샤워기 안에 박테리아가 더 많이 축적되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욕실을 소독하라고 권하며 샤워기 청소뿐만 아니라 욕조, 샤워 커튼도 함께 하라고 말했다. 샤워기를 닦을 땐 오래된 칫솔로 표면을 문지르고 식초, 베이킹소다 등을 탄 물에 샤워기를 담가 소독하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는 mBio에 게재되었으며 뉴욕 포스트, 메디컬 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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