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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염도 식단, 관절에도 위험하다?

입력 2018.12.20 09:30
  • 왕배건·의)상원의료재단부평힘찬병원 전문의

짜게 먹는 식습관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찌개, 국, 젓갈, 김치와 같은 고염도 음식은 빼기 어려운 메뉴다. 실제로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의 두 배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 이대로 안전할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정형외과 전문의 왕배건 원장(부평힘찬병원)과 함께 알아보자.

소금소금

소금 과다섭취,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 몸이 신체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소금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성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 이하지만, 한국인은 4,878mg 가량 섭취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혈액 내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혈압을 상승시켜 우리가 모르는 사이 혈관을 서서히 망가트려 고혈압을 비롯한 뇌졸중, 심장질환, 신장병을 유발하며 더 나아가서는 위암, 골다공증, 비만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유발합니다.

#(사례) 15년 동안 관절염을 앓아 온 김수미 할머니(여, 72) 밥상의 나트륨 함유량을 따져보니 김치콩나물국 345mg, 새우젓 170mg, 김치볶음 695mg, 파김치 509mg, 양념간장 1,074mg, 고추장 242mg. 끼니마다 김치와 젓갈은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김씨 할머니 한 끼 식사의 총 나트륨 함유량은 3,035mg. 세계보건기구(WTO)에서 권장하는 건강한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 2,000mg에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관절염관절염

관절염 환자에게 더 위험한 고염도 식단
짜게 먹는 식습관이 관절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관절염 환자들의 소금 과다 섭취는 관절 자체에 부담을 주기도 하고, 다른 만성질환까지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짠 음식을 섭취하면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데 이는 나트륨이 체내에서 혈관과 체액세포에 녹아 물을 계속 끌어당기기 때문입니다. 혈액 내 나트륨 농도를 희석시키기 위한 삼투압 작용은 많은 수분을 끌어들여 물이 세포 사이에 계속 고여 있게 하면서 신체여러 기관에 부종을 유발합니다.

소금을 한번에 많이 섭취했을 경우 신장의 노력을 통해 몸 밖으로 완전히 배설될 때까지 적어도 3일 동안은 부종이 계속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 문제는 체내 나트륨이 혈액을 따라 온 몸의 기관을 돌기 때문에 이미 부어 있는 관절도 더 붓게 하며, 관절뿐만 아니라 몸 곳곳의 다른 기관에도 부종을 일으킵니다. 고령이면서 관절염 등 만성질환이 있을수록 무엇보다 가급적 저염도 식사로 바꾸어 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관절염은 식사요법으로도 통증을 상당 부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의 저염도 식단을 위해 가족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중요합니다.

정갈한 한식정갈한 한식

작은 습관부터 바꾸기
하루 아침에 소금 섭취를 줄이기란 어려운 일이므로 국 그릇을 작은 크기로 교체하고 싱겁게 먹는 작은 습관부터 들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염분이 많은 국·찌개·젓갈·장류 등은 되도록 섭취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국이나 찌개를 꼭 먹어야 한다면 국물보다 건더기만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짠 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저염도 식단으로 바꾸면 식욕을 잃을 수 있으므로 후추, 허브, 간장 등의 향신료를 이용하고 양파, 마늘 등 향이 있는 채소를 적절히 활용해 음식 맛을 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땀으로 염분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도 꼭 필요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생선 등은 관절염에 좋은 음식으로, 이러한 음식들은 염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여주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왕배건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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