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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의 지친 마음, 어떻게 극복하나?

최성환 |인천우리병원
등록 2018-12-18 09:30

폐경기(閉經期, Menopause)는 여성의 월경이 완전히 멈추는 시기를 말하는데, 갱년기(更年期)라고도 합니다. 통상 50세 전후 약 5년의 기간을 말하지만 사람마다 그 시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12개월간 지속적으로 월경이 없으면 폐경이 왔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시기에는 서서히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저하됩니다.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은 열감, 안면홍조, 관절통, 두근거림, 두통 등이며, 이와 함께 건조한 느낌, 빈뇨, 요실금, 성욕 저하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 또한 높아질 거라는 염려를 하는 분도 많습니다. 심리적인 증상들로는 피로, 초조, 불안, 피로감 그리고 우울감이 대표적입니다.

우울한 중년 여성

일반적으로 폐경기에 들어선 여성분은 해놓은 것도 없는데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되어 버렸다는 것에 대한 분노, 인생의 무가치함에 대한 우울한 느낌, 늙는다는 것에 대한 슬픔, 삶의 허망함 등으로 인해 극도의 예민함을 나타내게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생리가 끊기면 가임 능력의 상실과 관계없이, 자신의 여성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고 우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갱년기의 심리적 문제의 핵심은 ‘폐경’의 의미에 자신 스스로가 부여하는 스트레스라는 것입니다.

‘갱년기’에는 어떤 의미가?

갱년기는 폐경기라는 용어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습니다. 폐경기는 'Meno + Pause'로 달의 주기가 멈추었음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1850년대를 전후하여 프랑스의 의사가 만든 것입니다. 이는 일종의 질병처럼 들릴 수 있으며, 멈춘다는 용어는 부정적인 의미를 먼저 떠오르게 합니다. ‘폐경기를 갱년기라고도 한다’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사실 이 말은 틀린 문장입니다.

우리말로는 갱년기와 폐경기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원래의 어원은 조금 다릅니다. 영어로는 갱년기를 ‘클라이멕터릭(Climacteric)’이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어로 ‘사다리’를 클라이맥스(Climax)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절정(絕頂) 즉, 최고의 경지를 의미하지요. 결국 갱년기는 우리 인생의 완숙기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며,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삶을 추구할 시점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갱년기(更年期)’에서 갱(更)은 ‘다시 갱, 고칠 경’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꽤나 긍정적인 단어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는 ‘엔시비디(Nsibidi)’라 하여 특이한 기호로 이루어진 문양을 가구나 장식 혹은 옷감 등에 새깁니다. 가부장적인 고대시대에 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족의 여성들에게 폐경이 오면, 원로 남성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문양들을 새긴 물품들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동안 여성으로서의 고통과 부담에서 벗어났음을 환영해 주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습입니다.

과연,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자신의 마음가짐을 잘 챙기는 사람이 갱년기를 잘 극복한다’고 말합니다. 갱년기 증상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을 자제하고, 과거나 미래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며, 현재의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갱년기 증상의 부담과 스트레스의 정도를 낮춰 준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 또한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상투적인 조언이 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갱년기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보다 심각한 증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로 인해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피로한 여성

이러한 결과는 스트레스가 우울, 예민함, 허망과 같은 정서와 합쳐지면 가정, 직장 및 대인관계에 영향을 끼쳐 능률을 떨어뜨리고, 여성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후퇴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를 잘 챙기던 이전과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가능한 줄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되씹는 것을 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호르몬의 변화, 신진대사의 변화, 심리적인 스트레스 중 어느 측면이 더 증상을 악화시키는지 확인 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므로 혼자서 힘들어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

글 = 하이닥 상담의사 최성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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