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하체 비만, 원인과 해결 방법은?

입력 2018.12.06 10:09
  • 김세현·린의원 전문의

통통한 체형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 중에 상체보다는 하체 비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왜 하체 비만이 되었을까’라고 물으면 대부분 두 가지로 대답한다. ‘타고났다’는 사람과 ‘많이 걸어서 굵어졌다’는 사람, 과연 어떤 경우가 사실일까?

하체비만인 여자가 체중계 위에 올라가있는 모습하체비만인 여자가 체중계 위에 올라가있는 모습

두꺼운 다리를 타고났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언제부터 다리가 두꺼워졌는지 알지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 통뼈라고 주장하는 사람 중 열의 아홉은 오히려 남보다 평균 이하 크기의 종두골(발뒤꿈치뼈)를 가지고 있다. 남들보다 작은 뼈를 가졌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기 어렵고, 그것을 버텨내느라 에워싼 인대와 힘줄에 무리가 가서 만성적인 염증과 부종이 차곡차곡 진행되고 석회화되어 결국 뼈처럼 굳어진 것이다. 즉, 살이 찐 것이 아니라 석회화로 인해 뼈 자체가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두꺼운 다리를 타고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많이 걸어서 다리가 굵어졌다는 사람들의 기억은 대부분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시절 언덕 위에 있는 학교로 매일 등교한 탓에 종아리 알이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고 원망한다. 이 말인즉슨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말과 상충한다. 걷는 것 또한 운동인데, 많이 걸어서 다리가 두꺼워졌다면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걸어야 하는 걸까, 걷지 말아야 하는 걸까?

열심히 운동하고 많이 걸으면 체중은 빠질 수 있어도 허벅지살 대부분을 차지하는 셀룰라이트는 악화한다. 셀룰라이트는 근막 염증과 만성 피로를 동반하는데 이 상태에서 많이 걷는 운동까지 하면 근육 과사용으로 셀룰라이트는 더 악화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걷는 자세’이지, ‘걷는 행동’ 자체가 아니다. 매일 언덕 위의 학교로 등교를 했더라도 바른 자세로 걸었다면 종아리 알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걷는 것이 바른 자세일까? 일반적으로 성인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바른 균형을 유지하면서 11자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발이 땅에 닿는 순서는 뒤꿈치부터 발바닥, 엄지발가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배에 힘을 준 상태에서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으면 체지방 연소에 더군다나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하체 비만은 지금에서야 바른 자세로 걷는다고 해서 고치기는 쉽지 않다. 셀룰라이트가 가득한 허벅지, 근육(알)이 단단하게 자리 잡은 종아리, 통뼈라 불리는 굵은 발목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아름다운 다리 선과 동시에 건강한 다리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충격파와 고주파 시술의 도움을 받아 하체 비만의 원인을 찾아 염증 및 부종을 제거한다면 치료와 동시에 다리의 두께도 감소시킬 수 있다. 치료 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말했듯이 바른 자세로 걷는 것 또한 꾸준히 실천해야 오랜 기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글=하이닥 의학기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세현 원장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