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스키와 보드는 전신으로 느껴지는 속도감과 스릴이 넘치는 운동으로 젊은 층에 인기 많은 겨울 스포츠입니다. 하얀 눈밭에서 속도 조절을 하며 활강하는 스포츠인 만큼 다른 스포츠에 비해 상해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기본 수칙을 지키고 과욕을 삼간다면 설원 위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빠른 속도의 겨울 스포츠, 관절 부상 위험↑

스키와 스노보드는 높은 곳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오기 때문에 상대와 충돌하거나 넘어져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가벼운 타박상에 그치지만 추운 날씨 탓에 관절이 굳어져 있는 상태로 작은 부딪힘에도 인대나 관절을 다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키 부상은 ‘십자인대파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스키를 타다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무릎이 구부러져 스키의 뒤 끝 날이 눈에 걸리면서 무릎에 회전을 일으키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십자인대는 무릎 위·아래 관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갑자기 충격을 받으면 ‘뚝’ 소리와 함께 파열음을 느끼거나, 손상 부위가 붓고 관절이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 나타납니다. 부상 후 휴식을 취하면 수일 후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는 다소 불편하지만 큰 지장을 받지는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손상된 인대는 절대 저절로 회복되지 않아 연골 손상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키와 달리 보드는 양쪽 발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 전체에 가해져 염좌 및 골절과 같은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 준비운동, 안전장비로 부상 최소화

추운 날씨에 체온을 유지하여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지 않도록 옷을 따뜻하게 입고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 자신에게 적합한 장비와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무릎, 손목,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대를 착용하고 헬멧, 고글 같은 장비도 꼼꼼히 챙겨 외부 충격을 적게 받게 해야 합니다.

초보라면 사전에 넘어지는 연습부터 충분히 할 것을 권합니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재빨리 폴을 버린 뒤 두 팔을 앞으로 뻗고 옆으로 자연스레 넘어져야 하며, 무릎을 펴지 말고 구부린 상태로 두고 미끄러져 정지할 때까지 무리하게 일어나지 말아야 큰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보드를 타다가 넘어질 때는 무릎을 굽히고 앉는 자세를 취해 엉덩이에 체중을 실어야 부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 안전하게 넘어지는 요령으로 손을 뒤로 짚지 않도록 해야 손목 골절 같은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Tip. 스키장 부상 예방 수칙

1. 본인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이용한다.

- 수준이 위인 동료들을 따라 무작정 상급자 코스로 가는 것을 피한다.

2. 슬로프의 난이도, 주행 경로, 눈 상태, 위험물 등을 숙지한다.

3. 필수장비를 철저히 준비하고 점검한다.

- 부츠는 발에 꼭 맞는 것을 선택하고 바인딩의 작동상태를 확인하며, 헬멧은 시야나 청각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고른다.

4. 사전 교육을 충분히 받고 안전 규칙을 지킨다.

- 슬로프에서 넘어질 경우 내려오는 스키어와의 충돌을 피하고자 신속히 슬로프 가장자리로 이동하며 스키를 타는 중 갑자기 정지하거나 슬로프 위에 서 있지 않는다.

5. 피로를 느낄 때는 즉시 중단한다.

- 2~3시간 스키를 탄 후 30분간 휴식을 취하며 근육이 피로해지고 긴장이 느슨해진 오전, 오후의 늦은 시간대를 주의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지완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