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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형 인간에서 탈출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9.01.28 10:07
  • 허정원·자미원한의원 한의사

최근 간헐적 단식을 다룬 TV 프로그램이 큰 화제다. 단식을 통해 체중 조절은 물론 공복이 우리 몸에 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단, 똑같은 간헐적 단식을 하더라도 아침 시간보다 저녁 시간에 식사한 경우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유는 잠들기 직전 식사를 하면 생체 시계가 무너지면서 에너지 대사에 교란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자가 밤늦게까지 안자고 TV보는 모습남자가 밤늦게까지 안자고 TV보는 모습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식당이나, 심야 영화관, 24시간 돌아가는 TV 채널은 이제 익숙한 광경이다. 밤 시간대를 즐기는 것은 단지 휴일을 맞이한 사람뿐 만이 아니다. 직업적으로 조용한 밤에 영감이 더 잘 떠오른다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밤에 공부가 더 잘 되는 경우, 혹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는 것이 익숙한 경우 등 각자만의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낮보다는 밤에 깨어있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물론 아침에 반드시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없고, 생활에 큰 지장만 없다면 남들과 반대로 생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 가야 하거나, 9시에 업무를 시작하는 회사에 취직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은 이러한 올빼미형 생활 습관은 큰 방해가 된다.

간헐적 단식의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체 시계가 무너지게 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24시간 생체시계 유전자를 밝혀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생물들은 24시간에 맞춰 생체시계를 맞추고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혈압이나 식욕, 수면 등이 조절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만일 이러한 생체리듬이 교란될 경우 대사 질환이나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저녁형 인간이 한순간에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다. 해외여행을 며칠만 다녀와도 시차 때문에 힘든 것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을 바꾸려면 적어도 2~4주 정도는 패턴을 유지해주면서 서서히 생활 리듬을 변화시켜야 한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은 '일찍 자는 것'이 아니라,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사람의 수면과 각성 리듬은 잠에서 깨어나 몇 시간 활동 후 잠이 들게끔 세팅이 되어있기 때문에 기상 시간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한다.

생체 리듬에 가장 강력한 자극을 주는 것은 바로 ‘빛’이다. 아침에는 최대한 밝은 빛을 쬐어주고, 잠을 자야 할 땐 최대한 어둡게 환경을 조성해주면 자연스럽게 수면 리듬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잠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낮에 10분, 20분 정도 토막잠을 자서 보충해주면 도움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허정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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