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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로 생리불순이 생기거나 없어지기도 하나요?

입력 2019.02.05 13:30
  • 오유리·유리움한의원 한의사

이제 다이어트는 특별한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그래서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운동하는 등 비슷한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시작할 때의 몸 상태는 개인마다 각각 다릅니다. 특히 BMI나 체지방률로 측정했을 때는 정상 체형이거나 마른 경우에도 미용상의 목적으로 다이어트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리 불순은 체중 증가, 무리한 다이어트가 원인이다?

다이어트다이어트

한의원에서 생리 불순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진료할 때 체지방 지수와 최근의 체중 변화를 살펴보면 최근 6개월~1년 사이 급격히 체중이 늘어나면서 고콜레스테롤혈증, 지방간 등을 진단받았거나 내장 지방률, 체지방률이 높아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환자가 기력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의 늪에 빠지면서 생리불순을 치료하기 위해 보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물어보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보약이 아니라 적절한 식단 조절을 우선으로 하여 생활 방식을 교정하는 다이어트가 시급합니다.

많은 연구에서 "체지방률이 22~30%일 때 여성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체지방률 30% 이상으로 비만을 진단받은 여성 중에 부정출혈이 반복되거나, 몇 개월 또는 1년에 한두 번 월경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생리불순 치료를 위한 다이어트가 필수적입니다.

반대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갑작스럽게 무월경이 시작되거나 생리불순 증상이 심해지면서 조기 폐경 유사 증상을 겪는 환자도 있습니다. 보통 이러한 생리불순은 위에서 설명한 과다 체지방률이 아닌, 정상적인 범주이거나 표준 미달의 체지방률인 상태에도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섭식장애(거식증, 폭식증)나 습관성 다이어트를 하시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다이어트 중 생리불순이 나타나는 이유는 체지방의 지나친 감소로 호르몬 불균형이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체지방의 급격한 변화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영향을 주게 되어 월경 주기, 월경량, 월경 양상까지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다이어트로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 생리불순, 난임, 질염, 질 건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 자궁뿐 아니라 전체적인 몸의 상태가 많이 저하됩니다.

생리불순을 교정하기 위한 다이어트는?

올리브유가 들어간 샐러드올리브유가 들어간 샐러드

따라서 생리불순을 교정하기 위한 다이어트는 무조건 쫄쫄 굶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량만 줄여서 칼로리만 줄이는 게 목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난소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호르몬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함이므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첨가물이 최소로 들어가는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난소와 자궁의 해독을 위해 올리브유, 들기름 등의 드레싱을 겸하여 유기농 녹황색 채소를 평소보다 많이 자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이나 노폐물들은 기름과 쉽게 결합하기 때문에 유기농 채소와 항산화물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제품의 조합으로 배출하기 쉬워집니다.

이렇게 영양소가 고루 갖춰진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본인의 관절 상태나 체력에 부담이 가해지지 않는 종목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1일 30~40분 이상 꾸준히 하되, 2시간 이상 과다하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식이조절과 운동으로도 적절한 다이어트가 어렵고 생리불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방 생리불순 치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생리불순은 크게 배란 장애와 내막기능부전의 두 가지 원인을 살펴서 그것에 맞게 한약 복용과 침구 치료 등을 병행하게 됩니다. 일시적인 방편으로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난소와 자궁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조경(調經)을 위한 치료가 진행됩니다.

요즘에는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것’이라는 인식도 팽배한대요. 단순히 외면적으로 예뻐지기 위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오유리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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